국내․외적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올해에는 우리 수출에서도 화제가 많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화두는 무역수지 적자이다. 연초부터 초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수입이 크게 늘더니 급기야 10월말 기준으로 무역수지가 총 134억달러가 적자인 상황이 되었다. 수출은 여전히 20%대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을 줄이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 수입을 무작정 줄일 수는 없는 일이다.
어찌되었든 무역수지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출을 더 늘리는 방법을 찾아보아야 한다. 그러나 전체 수출의 60% 이상이 자동차, 전자, IT 등에 집중되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리는데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인 소비시장 침체 때문에 당연히 자동차, 휴대폰, 가전 등의 소비는 줄어들 것이고, 이는 우리 수출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더욱이 과거 10년 우리 수출의 버팀목이 되었던 무선통신기기는 이미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요 포화상태에 이르러 예전과 같은 기하급수적 판매증가는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는 지금까지의 제조업과 하드웨어 중심의 수출을 계속 확대하는 동시에 수익원이 다양하고 연계수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와 소프트웨어의 수출을 늘려가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8%이지만, 수출비중은 20% 이하에 머물고 있어 선진국의 절반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서비스 산업을 규제와 보호의 대상으로 여겨왔을 뿐,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시도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기 때문이다.
IT 하드웨어 수출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IT 서비스수출을 통해서도 IT강국의 지위를 다시 한 번 과시할 수 있을 것이다. IT 통신서비스 수출은 휴대폰 단말기 등 관련 품목의 연계 수출을 노릴 수도 있다. 최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게임, 모바일 콘텐츠 등의 분야에서도 우리나라는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교육환경에서 자란 세대들이 대거 진출하고 있는 회계, 법률, 컨설팅 등 사업서비스 분야도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진출 증가와 맞물려 수출여건이 좋다. 게다가 WTO나 FTA 등을 통해 수많은 나라의 서비스 시장이 개방일로에 있는 점도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과거의 우리 수출이 기술과 하드웨어의 승리였다면, 앞으로는 우리의 지식과 소프트웨어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수출로 촉발되는 우리나라의 지식서비스 산업의 성장은 국내 산업의 고도화와 고부가가치화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눈부신 경제성장 시대에 풍요와 안정을 향유했던 세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수준 높은 지식이 향후 10년 우리를 먹여 살릴 수출의 바탕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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