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 많아 대량환매 가능성은 희박"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 자금난으로 회사채 부실 위험이 높아지면서 채권형펀드 자금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채권형펀드 자금이탈은 수익률 부진에 따른 장기적인 현상이며 기관투자자 중심 사모펀드 비중이 높아 대량 환매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형펀드 자금이탈 우려는 지난주 신성건설과 대우차판매 관련 채권형펀드 환매가 연기되면서 부각됐다.
대우차판매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상환에 어려움을 겪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 환매 주문이 폭주하면서 대우차판매 ABCP를 편입한 2개 펀드가 환매를 중단했다.
앞서 부도위기에 몰렸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성건설 회사채를 편입한 5개 펀드 환매도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채권형펀드 환매 대란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채권형펀드에서 펀드런이 발생할 정도라면 경제와 금융시스템 붕괴가 문제가 될 것이다. 채권형펀드는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 비중이 높아 급격한 자금이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채권형펀드에서 자금이탈은 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률 부진으로 최근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채권형펀드는 이달 들어 14일 현재까지 9400억원 순유출을 기록하며 6개월째 자금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10월에는 2조8500억원, 9월 3조6600억원 순유출을 기록하며 올들어서만 11조원 누적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주식형펀드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채권형펀드에선 10조5000억원 이상 빠져나갔다.
이같은 자금 유출이 수년째 계속되면서 2004년말 75조7000억원까지 불어났던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10월말 현재 31조6000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반면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8조6000억원에서 139조5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채권형펀드는 기관투자자 비중이 80%에 달해 개인투자 비중이 높지 않다.
기관투자자는 시장상황을 잘 알고 있고 운용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처럼 돌발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연구원은 "최근 금리 변동성이 커진 데다 일부 기업 도산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채권형펀드는 위험자산을 이미 상당 부분 정리한 상태여서 불확실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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