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11월에는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정부는 내년에도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아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19일 지식경제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수출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정도 감소하고 수입금액도 6%대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1~10일 잠정치는 수출은 73억8천만 달러로 지난해 11월 1~10일보다 25.3% 급감했고 수입은 108억7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줄었다.
또 이달 10일까지 수출은 지난달 1~10일의 수출 98억7천만 달러에 비해서는 26.3% 줄었다. 이미 10월 수출 증가율은 8.5%에 그치면서 지난해 9월의 -1.1%에 이어 13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정부 관계자는 "갈수록 수출 감소율이 둔화되고 있지만 월간 기준으로 감소세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유가 하락과 수입 감소 등에 따라 무역수지는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수출이 월간 기준으로 감소세를 기록한다면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만 지난해 9월은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전년동월보다 4일 줄어든 영향으로 조업일수를 기준으로 환산한 하루 수출액은 20.0% 급증했다.
따라서 실질적인 수출의 감소세 전환은 미국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선진국 경기가 후퇴했던 2002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일본은 2,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7년 만에 경기침체에 진입했으며 유로화 사용 15개국인 유로존도 2분기에 이어 3분기에 성장률이 감소해 경기침체에 빠지는 등 선진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감소는 2001년 상황과 비슷하다.
하지만 지금의 경기침체는 2001년 IT 버블 붕괴와 달리 선진국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對) 개도국 수출 비중이 70%에 이르는 우리나라 수출에는 더 나쁜 상황이다. 이에 따라 11월의 감소세가 내년 상반기에도 추세로 굳어질지 여부에 정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경제 전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수출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나라인데,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는 내수도 별로 좋지 않고 수출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이서 성장률이 상당히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내년 수정 예산안의 전제가 되는 경제지표 전망을 통해 2009년 수출은 4천900억 달러, 수입은 4천956억 달러, 무역수지는 56억 달러 적자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초 국회에 제출한 당초 예산안에서 내년 수출을 4천950억 달러, 수입을 4천938억 달러, 무역수지가 12억 달러 흑자로 봤던 것에서 수출은 50억 달러 줄고 수입은 18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수정한 것이다.
올해 무역수지가 10월 현재 146억 달러 적자로 연간 90억 달러 안팎의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 같은 정부 전망대로라면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1997년 이후 12년만에 2년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무역수지는 1990~1997년 8년 연속 적자를 낸 이후 1998년부터 흑자로 전환돼 작년까지 10년째 흑자기조를 이어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최대 목표치로 제시한 내년 수출 5천억 달러(10% 증가)는 사실상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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