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8일(한국시각 19일) 철도노조의 파업 방침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공기업인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 운영)와 코레일(수도권 전철과 철도 운영) 노조가 20일 동시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이를 명백한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힌 것.
브라질을 공식 방문중인 이 대통령은 "이 어려운 시기에 공기업이 불법파업을 한다면 엄격하게 법으로 다스릴 것"이라면서 "경제가 정치논리에 너무 휩쓸리면 제대로 될 수 없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갖고 있다.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다룰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17일 인터넷 화상통신 연결을 통해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
이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임에도 불구, 연일 철도노조 파업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 사안이 미칠 사회적, 경제적 파장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발(發) 금융쇼크로 촉발된 국내 금융위기가 실물분야로 옮아붙고 있는 현 상황에서 철도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경기침체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경기침체 기간도 훨씬 길어질 수 있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정부가 최근내놓은 실물경기 종합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법과 질서 확립 없이는 시대적 과제인 경제살리기는 물론 선진일류국가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이 대통령의 상황인식도 불법파업 엄단 방침을 밝히는 한 배경이 됐다.
이 대통령은 그간 기회 있을 때마다 법과 질서의 확립을 역설해 왔다. "선진국이 된다고 하는 것은 경제성장도 중요하지만 노동관계도 일류국가 수준으로 들어가야 한다. 우리 사회가 정상적으로 가도록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거듭 법치와 노사문화를 강조한 것은 이 문제 해결 없이는 경제성장도 이룰 수 없다는 분명한 인식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첫 파업이 갖는 상징성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정부는 철도노조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나쁜 선례를 남기면서 이후 유사한 파업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특히 향후 공기업 개혁 과정에서 노조가 `파업카드'를 계속 들고 나올 경우 사회적 혼란은 기본이고 정상적인 국정운영조차 힘들어 질 수도 있는 만큼 처음부터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불법파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초장에 확실하게 `쐐기'를 박아 놓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정상적인 기업도 사람을 줄여야 할 판인데 공기업이 해고자 복직을 이유로 불법파업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철도노조의 불법파업은 경제는 물론이고 향후 국정에 도 큰 부담이 되는 만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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