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들이 후순위채권을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자금 유동성 하락과 부실채권 증가로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다수 은행들은 후순위채권 발행을 통한 자기자본 확충에 나섰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이 바람직한 방법이지만 최근 증시하락으로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13일에 걸쳐 8000억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7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만기 5년 6개월에 7.70%의 금리로 25일까지 영업점 창구에서 추가 판매키로 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7000억(만기 5년 6개월, 연 금리 7.7%), 5000억(만기 5년 9개월, 연 금리 7.8%) 원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해 28일까지 판매한다.
농협은 만기 5년 6개월, 연 7.7%의 후순위채권 4000억 원을 27일까지 판매하고 외환은행도 후순위채권 3000억(만기 5년 6개월, 연 금리 7.7%) 원을 28일(잠정)까지 영업점에서 판매한다.
지난 3분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하나은행도 지난 18일 5550억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해 시장에 3425억을 판매하고 19일부터 21일까지 1625억(만기 6년3개월, 연 금리 7.7%)를 영업점에 내놨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BIS비율을 약 0.4% 정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후순위채권은 안전성이 높고 금리가 높아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내년도 기업 도산을 대비해 자본을 확충하고 있는 것"이라며 "외화조달이 앞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것도 후순위채 발행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성태 키움증권 연구원은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NIM(순이자마진)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도 "은행들이 현재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서 후순위채권을 발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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