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원.엔 환율이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대상은 엔화 대출자들이다. |
원·엔 환율이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면서 엔화를 많이 빌려다 쓴 금융회사와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3.86%원 상승한 1575.84원을 기록했다. 전날에 이어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은 "디플레이션 우려 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일본에서 빠져 나왔던 돈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엔화에 수요가 몰려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엔 환율이 오르면 자동차·전자 등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나라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세져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기초부품 및 핵심소재 수입비용 증가 부담이 따른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대상은 엔화 대출자들이다. 지난해 말 100엔당 828.33원이었으니 가만히 앉아서 빚이 두 배로 뛴 셈이다. 9월 말 현재 엔화대출 잔액은 1조 5000억엔 정도로 추산된다.
한편 22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T)은 '엔화 강세의 전망과 파급 영향' 보고서를 통해 엔고 현상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윤덕룡 KIET 국제거시금융실 선임연구위원 등은 연구서에서 "최근 원/엔 환율이 작년 초 대비 80% 이상 상승해 부채 상환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엔화 값이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제품 가격이 싸져 수출이 잘 돼야한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에 못미친다.
윤 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으로부터 부품·기계류 등 중간재 수입 비중이 높다"면서 "원/엔 환율 상승은 결국 제품단가를 높여 수출상품의 생산비 상승을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현재 전 세계의 경기침체가 전망됨에 따라 엔 강세의 수출 증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KIET는 올해 대일 무역적자가 사상 최고 수준인 3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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