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ㆍ건설사 경영난 여파 배당축소 불가피
프로그램 매수 힘 기대 어려워
배당락 前 차익실현 전략 유리
경기침체와 금융위기 여파로 배당이 크게 줄면서 해마다 나타났던 프로그램 매수에 의한 연말랠리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시 비중이 큰 은행과 건설사가 경영난 속에 연말 배당을 축소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24일 전문가들은 이처럼 연말 상승장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배당금을 받기 위해 배당락일까지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차익실현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배당총액 감소 가능성=은행과 건설사는 물론 유동성 문제가 제기됐던 대기업 계열사도 연말 배당이 어렵다고 볼 때 전체 배당규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코스피200 연말 배당수익률은 2.13%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1.48%에 비해서는 0.65%포인트 높지만 지난해말 지수가 지금보다 두 배나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규모는 급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이처럼 배당액이 줄어들면 연말 프로그램 장세를 연출했던 자금 유입도 어려워진다. 배당투자 문화가 본격화한 2004년 이후 연말 배당수익률과 프로그램 순매수는 뚜렷한 비례관계를 보였다"고 말했다.
9월 동시만기 이후 7조원 규모 비차익 순매수가 이뤄졌지만 이는 배당보다는 주가급락에 따른 저가매수 성격이란 해석이다.
지금 같은 배당수익률이라면 세금 부담이 있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거래 기회를 주기 힘들다.
최 연구원은 "특히 배당 기대는 12월~3월 스프레드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만기효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배당수익률 상승 여부가 연말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내달 중순 차익실현=배당주에 대한 차익실현에 가장 유리한 시점은 12월 중순이란 분석이다.
동부증권 송경근 연구원은 "증시가 급락해 배당수익률 자체는 높아졌다. 하지만 기업실적 악화로 배당총액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약세장에서 배당락에 따른 주가하락까지 겹칠 수 있다. 배당금 수령보다는 배당 기대감에 따른 주가상승국면에서 차익을 실현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통계적으로 배당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시점은 12월 중순이란 설명이다. 특히 월초 3거래일과 16일 직전 3거래일에 주가 상승률이 최고조에 달했다.
송 연구원은 "12월 중순 이전에 고점을 기록할 확률은 64.3%다. 월초와 중순에 고점이 집중됐다. 월초 3거래일간 25%, 월중순 3거래일간 14%, 월말 배당락일 전 3거래일간 11% 순서로 높았다"고 전했다.
최적 차익실현 시점은 선물ㆍ옵션 동시만기일 전후인 다음달 중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 연구원은 "12월에는 각국이 연달아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12월 17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이같은 기대감이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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