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씨티그룹의 위기로 비틀거리던 은행주들이 코스피지수 급락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씨티그룹의 주가 급락으로 신용위기 우려가 재차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지수의 하락폭 확대는 호재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은행주들에 충격파를 던졌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105560](-8.60%)을 비롯해 신한지주[055550](-8.60%), 하나금융지주[086790](-7.78%), 우리금융[053000](-2.04%), 외환은행[004940](-0.54%) 등이 동반 급락했다.
국내 은행주들은 미국 최대은행이던 씨티그룹의 주가가 최근 급락해 1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이날 급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장 초반 혼조세를 나타내다 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로 하락하자 힘없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3.59포인트(3.35%) 내린 970.14로 마감해 1,000선 회복에 실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은행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투자를 권유했다.
유진투자증권 홍헌표 연구원은 "씨티발 악재가 국제적인 자금흐름의 제한, 국내 상호결제에 악영향 등 국내 은행주들의 펀더멘털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늘 주가 급락은 씨티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지수 급락에 따라 함께 떨어졌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은행권의 잠재 부실 요인들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잠재 부실의 현실화 여부가 2009년 하반기 중 확인될 것으로 전망하며, 리스크의 해소가 확인될 때까지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를 보수적으로 가져가기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안하영 연구원도 자산 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보수적인 투자 자세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은행주들의 주가가 글로벌 신용위기 여파로 이미 떨어질 만큼 떨어졌고, 인수.합병(M&A)을 통한 구조개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반등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메리츠증권 임일성 금융팀장은 "은행업종에 대한 위험 요인은 많이 알려진 만큼 주가상승 가능성에 대해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은행들의 자본 확충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M&A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은행간 M&A 과정에서 관련 은행들의 가치에 M&A 프리미엄이 부여되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체이스맨해튼은행과 케미컬은행, 일본 미쓰비시은행, 도쿄은행 등 글로벌 은행들이 M&A를 통해 수익성이 호전됐던 사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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