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선을 돌파하는 등 외환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면서 미국, 중국,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를 통해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당국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25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멀지않아 미국으로부터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인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관계자는 "협정 당사자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의 관계를 감안해 구체적인 도입 시기와 금액을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적절한 시점에 자금을 인출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FRB로부터 자금을 인출하는데 무슨 문제가 생겼거나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은은 국내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달러 스와프 입찰을 실시한 뒤 낙찰된 금액을 FRB로부터 인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중앙은행의 국내 스와프시장 개입에 따른 외환보유고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에 앞서 한은은 지난달 30일 FRB와의 협상 끝에 통화 스와프 협상이 최종 타결됐으며 FRB로부터 원화를 대가로 최대 300억달러 이내에서 미국 달러화 자금을 내년 4월30일까지 공급받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은은 이와 함께 중국의 인민은행과 기존의 40억달러 규모외에 평상시에도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별도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관계자는 "현재 체결된 40억 달러는 외환위기시에만 인출할 수 있지만, 위기가 아닌 평시에도 자금을 가져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원-위안화 기준으로 협정이 체결되더라도 당사국이 요청하면 달러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한-중 통화스와프 규모에 대해 한은은 입을 다물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적어도 달러기준으로 300억달러 정도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또 재정부와 한은은 다음달 13일 일본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이 진전되도록 한다는 목표아래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그러나 "협상에는 당사자가 있기 때문에 한.중.일 정상회담 때 협상이 타결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현단계에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으며 언급할 수 있는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언론이 지나치게 통화스와프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오히려 국익을 해치는 측면이 있다"면서 "당사국이 있는 협상에 대해서는 언론이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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