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의 침체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된 가운데 유로존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는 물론 신흥시장 역시 신용위기 폭풍 속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용위기의 실물경제 전이가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제의 침체가 한동안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美 3분기 GDP성장률 -0.5%로 하향=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월의 잠정치 -0.3%에서 -0.5%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으로 미국의 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2%를 기록해 2001년 이후 첫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2개 분기 동안 성장을 유지했지만 다시 역성장으로 돌아선 셈이 됐다.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경제가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25일(현지시간)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의 인터뷰가 방송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가 심각한 모습으로 거래하고 있는 모습. |
전문가들은 소비가 미국 경제의 위축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에 특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3분기 소비지출 감소율은 3.7%로 악화됐다. 이는 17년래 첫 감소세를 나타낸 것으로 28년래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한 셈이 됐다.
소비 감소의 배경으로는 가처분소득의 감소 역시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상무부는 3분기 가처분소득이 당초 8.7%로 집계됐지만 9.2% 감소로 수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1947년 지수가 산정되기 시작한 이후 최대폭이다.
부동산시장의 위기를 반영하듯 주택건설투자 역시 17.6% 줄어 11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문제는 경제가 회복되기는커녕 전망은 더욱 좋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4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이 -4%를 기록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부동산시장 사상 최악 행진 지속=신용위기의 근원지인 부동산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월가가 가장 신뢰하는 부동산 지표인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미국의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은 지난 9월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는 9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17.4% 하락했다. 이는 2001년 지수 산정 이후 최대 낙폭이다.
9월 주택가격은 전월에 비해서는 1.8% 하락했고 분기 기준으로는 16.6% 빠졌다.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셈이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마이클 울포크 투자전략가는 "미국은 이미 기술적으로 경기침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독일 & 일본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유로존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구역 독일 경제는 2분기 연속 역성장을 지속했다.
독일 통계청은 이날 3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0.5%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가 최근 공개한 유로존 3분기 GDP 성장률 역시 전분기에 비해 0.2% 감소해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일본 역시 지난주 공개한 3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1% 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이다.
글로벌 경제 역시 내년 전망은 좋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이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면서 25년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이날 발표한 '2008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30개 회원국의 내년 성장률이 마이너스 0.4%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흥시장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국제통화기금을 비롯해 세계은행은 최근 잇따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비롯해 인도, 홍콩, 싱가포르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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