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삼 씨 형제가 2006년 2월 홍기옥 세종캐피탈 대표에게서 받은 30억여원을 정 씨의 사위인 청와대 행정관 경력의 이모 씨가 관리한 것으로 26일 드러나자 이 돈의 성격과 실소유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돈이 농협중앙회의 세종증권 인수 성공에 따른 사례금 조인 만큼 홍 대표와 정대근 당시 농협중앙회장을 연결해준 노건평 씨 등을 이어줄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 씨는 농협중앙회의 증권사 인수 작업이 한창이던 2005년 6월 자신과 친분이 있는 정 씨 형제의 소개로 홍 대표를 직접 만났고 바로 다음날 정 전 회장에게 `들어봐달라'는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가 노 씨를 만났던 시점은 세종증권이 농협의 피인수 증권사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시기였고 정 전 회장에게 첫번째 돈(10억원)을 건네기 6개월 전이었다는 점에서 홍 대표로서는 증권사 인수에 결정권이 있던 정 전 회장과의 연결고리가 긴요했던 때였다는 게 검찰 안팎의 해석이다.
검찰은 따라서 홍 대표가 정 전 회장에게 세종증권 인수를 전후로 50억원을 전달한 것은 그 목적이 분명한 대가성 있는 금전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정 씨 형제가 받은 30억원은 성격이 아직까지 불확실하고 경로 또한 치밀한 `세탁 과정'을 거치는 등 훨씬 더 복잡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증권 인수 과정이 끝난 뒤 홍 대표가 노 씨를 소개해준 것 등에 대한 사례비로 정 씨 형제에게 돈을 건넸을 수는 있지만 단순한 소개자 역할을 했을 뿐임에도 30억원의 거금을 준 점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 돈이 제3자 격인 이 씨에 의해 여러 개의 차명계좌로 관리됐고 현금으로 찾았다는 점 등에 주목해 이 씨가 `노 씨의 몫'을 대신 관리해준 것이 아닌지 등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또한 노 씨가 정 씨 형제의 부탁을 받아 단순히 정 전 회장에게 전화를 한 통 걸어준 것으로는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보고 정 씨 형제 및 노 씨 주변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추적과 홍 대표 등 세종캐피탈 관련자 등을 상대로 이 돈의 `타깃'이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씨는 2003년 9월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측으로부터 사장 연임 청탁과 함께 3천만원을 받은 뒤 청탁이 무산되자 그해 12월 되돌려준 혐의가 2004년 3월 검찰 수사로 드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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