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리포트] 위기의 '주식회사 타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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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2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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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업이익 감소… 몸집줄이기에 총력 생산량 급감은 실업률 증가로 이어져

미국발 금융위기 폭풍이 '주식회사 타이완'도 강타했다. 타이완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업체들은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올해 상반기 타이완 100대 기업의 전체 이윤은 21.5% 감소했다. 100개 기업 중 이윤이 감소한 곳은 69개사에 달하며 적자로 돌아선 기업도 16개사였다.
 
중국 통신사인 중신사(中新社)는 하반기 이윤 감소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타이완에서 전통산업으로 인식됐던 철강, 플라스틱, 공작기계, 방직업 등의 평균 주문량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올해 들어 30~50% 급감했다.

철근 가격의 수직하락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의 경우 생산량 감축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있는데 생산량 감축폭이 기존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 

이러한 생산량 감축은 실업률 증가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웨이즈(威致) 철강공업 주식회사는 월평균 생산량을 지난해 7만~8만 톤에서 3만여 톤으로 대폭 줄이면서 생산라인을 기존의 3교대에서 1교대 방식으로 줄였다. 이 과정에서 인사비용을 감축하기 위해 일부 근로자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플라스틱업의 경우엔 원유가의 하락으로 주문자측이 관망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경기 침체의 여파로 가공업체의 주문량이 급감하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다.

타이완 중국석유회사(CPC)는 지난달 13일 제5기 나프타 분해 공장을 가동했으나 주문자의 수요가 위축돼 일시 생산중지에 들어간 상태다.

어렵기는 IT업계도 마찬가지.

디스플레이 업체들 역시 금융위기 한파로 생산량을 최대 30% 감소했다. 일부 구 공장의 경우엔 가동률이 50%이하로 낮아지면서 최저 수준만을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량이 감축하면서 타이완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인사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타이완 업체들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디스플레이 전시회에 참여한 패널 전문업체 치메이사의 부스.

 패널 생산 전문업체인 치메이(CHIMEI)사는 일반사원을 제외한 중고위 간부 80여명의 임금을 10%씩 삭감했다.

청화픽처스튜브(CPT)사는 잔업 시간을 줄이고 근로자에게 휴가를 권유하고 있다.

타이완 디램(DRAM)업체들 역시 3분기 적자가 확대되고 4분기 생산 가능량이 급감함에 따라 비용 절감 노력에 들어갔다.

난야테크놀리지는 10월 초부터 모든 근로자가 의무적으로 월평균 4~5일 무급휴가를 쓰도록 했으며 프로모스는 일부 사원을 중국 총칭(重慶) 공장으로 배정할 예정이다.

파워칩세미컨덕터(PSC)는 이달 약 3~5일간 작업을 일시 중지해 설비를 보수하고 추후 시장동향에 대응해 운영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업계는 대규모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타이완 금융기관들이 이번 금융위기 여파가 최소 2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사업 확장 계획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금융기관들은 경기침체로 사업확장을 연기하고 있다. 타이베이시에 위치한 시노팩홀딩스 본사 모습.

 시노팩홀딩스는 마카오 지점 설립계획을 전면 취소했을 뿐 아니라 홍콩과 마카오 지점 인력을 현재의 270명에서 89명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메가파이낸셜은 리먼브라더스 투자 손실로 3분기 까지 누적 손실이 22억7400만 대만달러(약 1007억 원)에 달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 업체는 현재 대기업 고객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리스크를 줄이고 사원채용을 동결한 상태다.

한편 지난달 21일 타이완 행정원 금융감독위원회는 16개 은행과 2개 증권사·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이 아이슬란드의 채권 및 파생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어 총 202억6000만 대만달러(약 9000억원)가 아이슬란드 부도위기에 노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미 확인된 손실 규모만 39억 대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추후 타이완 금융계가 입은 손실과 그로 인한 파장이 어느 정도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화흥신소 류런(劉任) 편집장은 지난달 타이완 경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아시아 금융위기를 미루어 볼때 타이완 경제는 내년과 내후년 사이 바닥을 칠 것이다. 이번 경기 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업종은 금융업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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