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내은행권의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하락에 따른 소극적 대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 및 연기금을 통한 후순위채 매입과 은행 증자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7일 “정부는 은행이 올연말까지 BIS비율을 11∼12%로 높여야 하는 점을 감안해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한 채권안정펀드를 통해 은행들이 발행하는 후순위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연기금을 통해 후순위채 매입도 염두에 두고 있으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후순위채 매입으로 은행의 자본금 확충이 달성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은행 증자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은행의 우선상환주에 대해 외국투자자 모집을 통한 간접 매입과 직접 매입 방식 등을 놓고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정부가 은행의 자본금 확충에 적극 개입할 의사를 보이는 것은 2007년 말 12.31%에 달하던 은행의 BIS비율이 지난 9월말에는 10.61%로 떨어져 자산건전성 악화가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 등이 BIS비율을 12%까지 높이도록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극약처방이 모든 은행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실제 국민은행의 BIS비율은 9월말 기준으로 9.14%에 불과해 통상 우량기업으로 평가되는 10%에도 못 미쳤지만, 후순위채 발행과 자체 증자를 통해 연말까지 BIS비율을 13%이상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은행의 BIS비율 자구 노력을 지켜본 후, 1단계로 후순위채를 매입하고 2단계로 상환우선주 매입을 통한 자본금 확충에 나서는 등 단계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와대 측은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정부가 은행의 자본금 확충을 지원하는 것을 보면서 국내은행권의 자산건전성을 저평가할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며 “최대한 은행의 자구노력 결과를 본 후 차후에 관련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 측은 26일 “올해 말까지 BIS 비율 등 은행의 자본금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몇 가지 조치를 취하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 송정훈 기자 songhd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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