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은행·보험 합작에 엔화대출자 '골탕'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8-11-27 15:5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은행 커미션 주며 대출장려, 환율 오르자 안면 바꿔
억지 가입한 변액보험, 주가 폭락에 손실 '눈덩이'

주요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에 엔화대출을 알선한 보험설계사와 독립법인대리점(GA) 소속 모집인들에게 커미션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또 보험설계사와 GA 모집인들은 저금리 대출을 소개해줬다는 것을 빌미로 대출자에게 보험 가입까지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은 대출을 중개해 준 보험설계사와 GA 모집인들에게 대출금액의 0.2% 혹은 일인당 200만원 가량의 커미션을 제공하는 등 엔화대출 판매에 주력해왔다.

지난 2005~2007년 한국은행이 일본에서 저금리(0.5%)로 들여 온 엔화를 은행들이 대출 확대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 것이다.

무리하게 대출을 늘린 탓에 실제 대출 과정도 엉성했다. 담보만 있으면 사업장의 제무제표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대출을 해줬다.

기업은행에서 엔화대출을 받은 한 무역업체 대표는 "대출 가입 조건이 원화대출보다 덜 까다로웠다"며 "도장만 맡기면 은행 영업점에서 서류 작성 등 필요한 작업을 모두 대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후 원·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원·엔 환율이 1600원까지 치솟는 등 일년새 환율이 2배 가까이 폭등하자 대출 원금과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환율이 오르자 은행들은 만기 상환시 추가 담보를 요구하고 담보가 없는 대출자에 대해서는 금리를 더 높였다. 또 만기 연장을 해주면서 은행 적금상품 가입을 종용하는 등 이른바 '꺾기'를 자행하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을 증폭시켰다.

엔화대출 가입시 대출을 알선해 준 보험설계사나 GA 모집인들의 권유로 계약한 보험상품도 문제가 되고 있다.

엔화대출자가 가입한 상품은 대부분 변액 유니버셜 보험으로 최근 주가가 급락하자 원금 손실까지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엔화대출 피해자 모임의 정 모 대표는 "보험설계사가 저금리 상품을 소개해 준 대가로 차액 만큼 보험을 가입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정액 지급되는 연금보험 가입을 원했지만 설계사가 임의대로 변액 유니버셜 보험에 들었는데 이제 와 주가 급락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재호 김유경 기자 gggtttppp@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