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과 ‘MB 정책법안’ 국회처리가 급물살을 탈 예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당정 조찬회동을 통해 지원사격을 약속함에 따라 한나라당의 ‘선 예산안, 후 쟁점법안’ 방침에 발동이 걸리게 된 것. 민주당은 기존방침을 고수, ‘계수조정심사 불참선언’이라는 배수진까지 쳤으나 당 내부 분열이 심화되면서 자멸조짐을 보이고 있다.
◆與, 예산안 ‘강공 드라이브’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조찬회동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관련, “통과시켜주면 빨리 집행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회기 내 처리감행’이라는 한나라당의 방침에 암묵적인 동의를 표현한 것이다. 경제위기 속에 MB법안 등 경제 현안들은 예산안에 발목을 잡혀 임시국회서 처리될 것이 유력해진 상황이라 정부와 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172석 과반이라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이날 홍준표 원내대표는 “더 이상 기다리면서 어느 한 특정 정당의 의사대로 할 수밖에 없다면 민주주의나 국회법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적법처리, 법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회기종료일인 다음 달 9일까지 야당에 예결특위 종료에 협조해 줄 것을 못 박는 동시에 강행처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 내에서는 단독으로라도 예산안 및 법안 심의에 나서자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며 “더 이상 야당의 무리한 요구에 밀리지 않고 강하게 대처하자는 쪽으로 전략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민주당
‘역할 부재’로 민심이 이반되고 있는 것은 야당인 민주당도 마찬가지지만 “기존 예산안을 수정 안 하면 합의할 생각 없다”는 기존방침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더 나아가 예결위 소속 우제창 민주당 간사는 이날 “낮은 성장률, 부자감세 철회, 지방재정 보존과 일자리 창출 대책을 담아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시 다음 주부터 진행될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원회에 불참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정부와 한나라당의 ‘실력행사’ 압박 속에 배수진을 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분열 조짐이 나는 등 주변상황은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민주당에선 다음 달 2일 당 주류세력에 반발해 비주류 당원들 모임인 ‘민주연대’가 발족된다.
이 모임의 공동대표로 내정될 예정인 이종걸 의원은 27일 “정세균 대표는 아주 미약한 장점이 있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야당 대표로서 아무 것도 보여준 게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자기 몸 돌보기도 힘든 처지에 놓임에 따라 예산안과 관련, 한나라당의 강행처리가 여러모로 유력한 상황이다. 물론 MB법안 조율에도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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