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25조원 만기···가계,기업 불안감에 '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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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3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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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기 침체로 자금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가계대출과 회사채 만기일이 도래하면서 가계와 기업들이 위기상황에 놓였다.

금융위기가 경기 악화로 번지면서 기업들은 경영난으로 도산위기에 몰리고, 가계는 소득감소로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기 때문.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채의 상장 잔액은 지난 27일 현재 182조9000억원이다. 만기 도래액은 내년 1분기 21조2000억원으로 올해 1분기 18조4000억원, 4분기 20조7000억원보다 많다.

월별로는 11월 7조2000억원에서 12월 6조1000억원으로 감소하다가 내년 1월에는 9조7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기업들이 발행한 상장 회사채의 만기 도래액은 내년 1분기 3조9000억원으로 올해 1분기 3조7000억원, 4분기 3조원을 넘어섰다.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고 있지만 채권금리 급등과 거래 위축으로 차환 발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채 AA-등급(무보증 3년 만기)의 금리는 지난해말 6.73%에서 올해 11월말 8.56%로 급등했다. 회사채 BBB-등급(무보증 3년 만기)의 금리도 같은 기간 9.16%에서 11.98%로 올랐다.

지난 10월 은행채 발행액은 4조2000억원으로 전달보다 23%, 회사채 발행액은 1조4000억원으로 27.7% 급감했다. 중소기업은 10월에 회사채를 단 한 건도 발행하지 못했다.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할 계획이지만 자금시장 경색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도 문제다. 지난 9월말 현재 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383조6000억원으로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234조6000억원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중 40% 가량이 일시상환대출로, 만기가 보통 3년이고 2005~2006년 대출이 급증한 점을 감안할 때 내년에 만기 금액이 40조~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거치기간이 끝나 원금을 나눠 갚아야 하는 대출은 올해 17조4000억원에서 내년 33조5000억원으로 급증한다.

일시 상환 대출은 대부분 만기 연장이 되는 추세이나 원금이나 이자의 상환 부담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최근 소폭 하락했지만 연 6~7%로 2006년말 5~6%보다 높은 수준이다.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물가 상승을 감안한 월 평균 실질소득 증가율은 0%로 2005년 3분기 -0.2% 이후 가장 낮았다.

앞으로 경기가 악화해 소득이 줄어들고 금리가 안정되지 않으면 대출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크다.

경기악화에 금융기관들의 연말 결산까지 다가오면서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은행들은 12월말 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BIS비율을 11~12%로 끌어올리기 위해 신규대출을 억제하며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장려하고는 있지만 기업들은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힘든 상태다.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할수록 자금시장의 위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에 대한 채무 재조정이 이뤄지면 채권 금융기관은 자산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여신 관리를 강화하게 된다. 은행들이 이런 위험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았다면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겠지만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건전성 하락은 불가피하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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