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지표 줄줄이 `마이너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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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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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는 실물경제가 완연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부실이 제거되는 과정에서 기업 부문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내수 침체의 골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구조조정의 본격화로 취업자수가 감소하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 증가율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실물경기는 물론 금융기관의 건전성까지 타격을 주면서 부동산발(發) 경기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 경기침체 본격화..`고용감소' 쇼크
30일 경제예측 기관들에 따르면 내년 연간 성장률은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전분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올해 4분기나 내년 1분기에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국내 경기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타격을 본격적으로 받으면서 바닥권으로 추락한다는 것이다.

   경기가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내년 초에는 기업과 자영업 부문 등에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폭은 내년 상반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취업자가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2003년 이후 한번도 없다. 당시에는 경제성장률이 3.1%였고 취업자는 3만 명이 줄었다는 점에서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진다면 취업자가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내년초에는 성장률이 추락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만큼 고용이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금융.보험, 건설업, 부동산임대업 등의 고용이 감소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반적인 고용감소 여부는 경기침체와 구조조정의 폭에 달렸다"고 밝혔다.

   고용감소는 소득감소로 이어져 경기를 더욱 둔화시키고 이는 기업들의 투자를 짓누르게 된다는 점에서 경제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손 연구원은 지적했다.

  
◇ 수출증가율 `마이너스' 전락하나
올해까지 20% 안팎의 증가율을 유지하며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던 수출이 급속히 감속할 수 있다는 점은 내년 경제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주요 예측기관들은 내년도 수출증가율 전망치를 일제히 한자릿대로 낮춘 상황이다. 연간으로 한자릿대 증가율을 기록하면 이는 2002년(8.0%) 이후 7년만에 처음이다.

   상반기 또는 분기별로는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할 가능성도 크다.

   산업연구원은 내년도 수출증가율은 4.7%로, 삼성경제연구소는 3.2%로 각각 제시했다. SK경영연구소는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2.7% 감소할 것이라며 국내 경제연구기관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현실적으로 반기 또는 분기 기준으로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기별 수출증가율은 IT버블 붕괴로 경기침체가 심화된 2002년 1분기(-11.1%) 이후로 줄곧 `플러스'를 유지해왔다.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국내 성장 엔진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까지 성장기여도 측면에서 수출의 비중이 컸기 때문에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다는 것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며 "내수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성장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수출기업의 체감경기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부동산시장 2차 충격 우려"
부동산 경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동산가격 하락은 소비심리를 냉각시킬 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일반은행 등 금융기관에도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부동산 가격은 경기침체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강남 일부 지역의 부동산가격은 2006년 고점에 비해 36% 정도 떨어지는 등 부동산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하락한 상태"라며 "그러나 최근 부동산경기는 다른 실물경기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이 시작된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지적됐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전무는 "주택담보대출이 2005년 말과 2006년에 많았기 때문에 올해 말부터 원리금 상환이 시작된다"면서 "이는 주택가격의 하락요인이 될 수 있으며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더욱이 강남권은 내년도 1분기에 입주물량이 많아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면서 "내년에 용인.판교지역의 입주물량이 3만 호에 이르는 점도 강남지역의 주택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부동산발 실물경기 침체 가능성과 대책'이라는 보고서에서 "부동산 거품이 붕괴하면 실물자산이 매각되지 않기 때문에 부채를 갚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을 매각하거나 개인파산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가계가 금융자산을 서둘러 매각하면 금융시장의 혼란과 금융자산 가격의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개인 부채가 많지 않은 이들도 개인의 순자산가치가 감소해 소비를 줄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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