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방>“힘들지만 반도체 전선 이상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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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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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기흥반도체공장

“최근 반도체산업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공장을 멈추거나 생산량을 줄이고 있지는 않습니다. 단지 영업단가를 낮추는등 기술적인 조절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안재근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전무는 지난달 28일 기흥반도체 공장에서 1개 라인당 약 4∼5조원의 설비 투자비가 들어가는 반도체 생산라인의 가동을 멈추는 것보다, 영업단가를 낮추는등 기술적인 조정으로 공장가동률을 100% 유지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반도체업계는 업체간의 무한 설비경쟁인 ‘치킨게임’을 벌인 탓에 지난달 말 현재 주력 제품인 512M DDR2 현물가격이 0.38달러, 1기가비트(Gb) 667㎒ D램은 0.77달러까지 떨어졌다.

특히 메모리 분야는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마저 끊이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불황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수가 총 2만5000명에 달하는 삼성전자 기흥반도체사업장(화성공장 포함)은 침체의 그늘이 전혀 드리워지지 않고 있었다.

공장부지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가장 최근의 지은 S라인(시스템LSI생산) 건물 옆의 주차장은 빈 자리가 없을만큼 직원용 차량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었다. 공장가동이 쉼 없이 이뤄지고 있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생산라인의 한 직원은 “외부에서는 반도체산업이 불경기라고 떠들석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작업량은 예전과 달라진 게 전혀 없다. 바쁘게 돌아가기는 마찬가지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선범 반도체총괄 경영지원팀 차장도 “최근 반도체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지만 공장의 기본적인 생산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단지 공급과잉에 따른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채산성이 예년보다 떨어져 직원들은 예년 수준의 연말 보너스를 기대하지 못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기흥반도체사업장은 현재 3∼9라인, 14라인, 그리고 S라인 등 총 9개 라인이 가동중이며,화성공장에는 10∼13라인, 15라인 등 5개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150mm(6인치) 웨이퍼를 생산해 온 3라인 설비를 이미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에 매각∙정리했고,  4라인 역시 내년 1분기까지 정리해 최신 설비로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회사는 3, 4라인을 대체할 웨이퍼 사이즈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 8인치 웨어퍼 생산라인을 모두 정리했지만, 삼성전자는 8인치 생산라인을 정리하지 않는 대신, 비메모리반도체인 시스템LSI 생산라인으로 전환시킬 방침이다.

아울러 12인치(300mm)에 이은 차기 반도체 웨이퍼 사이즈를 당초의 계획했던 16인치에서 최근 18인치로 변경했다고 삼성전자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까지 기흥사업장 바로 인근의 위치한 화성공장에 총 6개 라인을 추가 건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 6개 라인이 추가 건립되면 현재 가동중인 5개 라인(연구라인 제외)과 함께 총 11개 라인이 가동되게 된다.

반도체산업은 타이밍산업이다. 신제품이 출시된지 1∼2년 사이에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초기의 시장진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수익을 낼 수가 없는 구조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1984년 기흥사업장의 제1 라인을 완공한 이래 매년 전략적인 설비투자를 단행해 왔다. 이 같은 설비투자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인 셈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에는 어마어마한 설비투자비가 들어간다. 세계 최고층 건물로 두바이의 랜드마크인  ‘버즈두바이’의 경우 총 8000억원이 투자됐고, 인천국제공항의 설비투자 규모는 7조5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건립한 8개 생산라인의 설비투자 규모액은 모두 33조원에 달한다. 한 개 라인당 평균 4조원이 넘는 규모인 셈이다. 

이승백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부장은 “기흥사업장은 지난 ‘83년 첫 삽을 뜬 이래 세계 메모리 반도체업계의 1위를 차지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직원들의 삶의 애환이 깃든 곳”이라며 “앞으로는 2등과의 격차를 더 벌려 나가는 게 우리의 목표이다”고 말했다.

박재붕 기자 p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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