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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대의 게임 전시회인 G스타2008이 지난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킨텍스에서 개최됐다. |
게임 산업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던 일본이 최근 한국과 중국의 거센 추격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IT 기술발전을 이뤄내며 새로운 시장 환경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반면 일본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 세계인들은 양질의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일본이 제작한 게임기를 구입해 일본이 제작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야 했다. 1980년대부터 세계 게임 산업을 주도해 온 일본의 기술력과 콘텐츠에 소비자들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전 세계 게임 환경은 2000년대 들어 널리 퍼지기 시작한 인터넷의 영향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운용 하드웨어도 콘솔게임기에서 PC로 바뀌었음은 물론이다.
인터넷 보급은 게임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 일으켰다. 그 동안 집에서 혼자, 혹은 가족과 함께 하던 제한적 범위의 문화에서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함께 즐길수 있는 놀이문화로 발전했다.
굳이 비싼 게임기를 구입할 필요없이 PC를 이용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과 기술발전과 PC 공급과잉으로 하드웨어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도 환경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본은 이 같은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국내적으로 몇 가지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게임 산업은 방대한 내수에 기반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콘솔 게임기 국내보급률이 워낙 높아 게임회사들은 이 매력적인 시장을 포기하기 힘들었고 일본 소비자들도 이 같은 게임 환경을 당연시 해 변화를 주도하지 못했다.
게다가 일본의 PC 보급률과 인터넷망이 여타 선진국에 비해 빈약하다는 점도 일본 게임 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콘솔 게임 산업 침체로 경영난에 시달리던 SEGA나 SNK와 같은 대형 게임 회사들이 문을 닫거나 인수·합병(M&A)됐다.
반면 후진성을 면치 못하던 한국은 2000년대 들어 눈부신 기술발전과 내수시장 확대로 게임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시장의 환경 변화가 일본에는 독이 됐지만 한국에는 약으로 작용한 것이다.
전 세계적인 인터넷망 확충이라는 호재와 한국의 경쟁력 확보가 겹쳐 한국 게임 산업은 매년 20%의 매출 신장을 이뤄내며 한국의 총 무역 흑자의 2.7%를 차지할 장도로 성장했다.
11월 17일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은 올해 한국 게임업체들이 10억6000만 달러를 외화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 35% 급증한 것으로 2006년(6억7199만 달러)와 2007년(7억8100만 달러)에 이어 지속적인 증가세를 잇고 있다. 이 추세라면 2012년에는 36억 달러의 수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가장 큰 수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일본(31.1%)으로 한국의 온라인 게임이 일본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로는 중국(30.9%), 미국(17.7%), 대만(7.7%), 동남아시아(5.5%) 순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앞으로 러시아 중동, 남미 등으로도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게임 산업에서 비약적 성장을 이뤄낸 한국도 중국의 거친 추격에 쫓기고 있다.
PC 기반 게임을 만드는 한국은 콘솔게임 위주의 일본과는 그 동안 간접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중국과는 서로 같은 시장에서 맞붙는 형국이라 일본보다는 중국의 성장세에 주의를 기울여야할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아시아 시장에서 서로 300여개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게임은 한국 게임에 비해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저사양의 PC와 느린 인터넷 회선에서도 즐길 수 게임에 주력, 신흥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한국은 최근 몇년간 풀3D 게임에 주력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은 신흥 시장의 인터넷 환경과 니즈(Needs)를 고려해 시장점유율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
한국의 콘텐츠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03년 한국은 중국 게임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2007년 들어서는 20%까지 하락했다. 같은 시기 중국은 80%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이런 현상은 중국 뿐 아니라 한국 게임업체가 진출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이에 한국 게임사들은 경쟁이 가장 치열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게임을 무료로 서비스하거나 전방위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지만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중국 최대 게임 3사(NetEase, 샨다, 더나인)들은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대규모 펀딩을 통해 현지 유통업체를 인수하고 대규모 게임전시회를 여는 등 공격적인 전략으로 타도 한국의 바로 뒤까지 쫓아온 상황이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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