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지각변동 ‘초읽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02-27 01:3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해운업의 운임과 용선료, 물동량, 선박수주 등이 연일 감소세를 보임에 따라 업계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운업계 전체의 시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건화물선 운임지수가 12월 들어 700포인트까지 떨어져 용선료는 물론 물동량과 선박수주까지 동반 침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SK해운 노재원 부장은 “리스크관리 시스템 없이 단기간에 몸집불리기를 했던 해운사들은 힘들 것”이라며 “우리 회사는 SK에너지의 원유수송을 전담하고 있어서 별 탈은 없겠지만 요즘같은 시기엔 장기계약건이 많을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SK해운의 10년 이상 장기수송계약건으로는 SK에너지의 모든 원유수송과 한국가스공사의 LNG수송 5척 정도이다.

대한해운 안성민 과장은 “미국 금융발 위기로 금융기관들이 움추리고 있다보니 물동량이 있어도 유동성이 약한 해운사에게는 선뜻 지급보증을 안하려고 한다”며 “운항을 못하니 선박수요도 줄어 결국은 해운사들이 두 손 들어야 할 상황까지 갈 지경”이라고 말했다. 

대한해운은 10년 이상 장기계약건을 25척 정도 보유해 전체 매출의 약 20%를 유지했다. 25척은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연료탄 수송에 3척, 한국가스공사의 LNG 수송에 8척, 포스코의 철광석 수송에 13척, 중국제철소 1척 등이다.

건화물선 운임지수는 올해 5월 11793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엔 1995년 이후 최저치인 815포인트 아래로 추락했다. 매일 하락세를 거듭하던 운임지수는 12월 첫날부터 700포인트까지 떨어져 2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케이프사이즈 선박의 1일 평균 용선료도 12월 들어 1999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16분의 1까지 추락했다. 지난 5월경 16만달러까지 치솟았던 케이프사이즈 선박의 용선료가 현재 2000~3000달러로 떨어진 상황이다.

전국 주요 항만 물동량 증가율도 지난 8월 7.5%에서 9월 6.9%, 10월 4.1%로 감소하다가 지난달에는 3%대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 물동량도 8월 6%대에서 10월 0.6%로 꺾였다.

컨테이너 선박의 운항중단도 잇따르고 있다. 11월말 현재 운항을 중단한 컨테이너선은 총115척으로 전체 컨테이너선의 2.2%에 달한다. 특히 세계 경기침체의 가속화로 연내에 운항 중단 선박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해운→조선→철강’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부도 위기와 해운업계의 구조조정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한진해운이 속한 CKYH 얼라이언스와 현대상선이 가입한 뉴월드얼라이언스도 선박 공급량을 20%에서 30%까지 줄이기로 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광석 연구위원은 “건화물은 배를 빌려 운송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용선료가 떨어지면 운항수가 줄고 덩달아 물동량과 선박수주까지 떨어져 관련 업체들의 연쇄부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실물경제가 좀처럼 좋아지지 않고 있어서 해운업계의 구조조정이 당분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성 기자 fresh@

<저작권자(c)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