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에 이어 제품가 t당 10~12만원 낮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최근 본격적인 감산모드에 돌입한데 이어 제품가 인하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건설업 불황과 철강업계가 비수기에 접어드는 계절적 상황, 원자재가 인하가 복합적으로 작용된 것이긴 하나 당장의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지난 1일 출하분부터 철근, H형강, 일반형강 제품가격을 t당 10~12만원씩, 동국제강은 철근가격을 t당 10만원씩 각각 인하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손해”라면서 “다만 비수기가 끝나고 성수기가 도래하면 수요움직임이 있어 가격상승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12월 현재 20만원에 판매하던 철근을 10만원에 판매,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내년 상반기 가격상승요인이 생겨 30만원에 판매한다면 결과적으로 손해분이 상쇄, 손익을 따지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재고물량.
철스크랩 가격이 고점을 찍었던 지난 5~6월(t당 약 72만원) 당시 생산된 제품의 재고량이 많을수록 손해 폭은 커진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재고 물량을 공개할 수 없다. 동종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라면서 “회사 원가시스템은 정확하고 엄밀하다. 지금 상황에서 손익예측은 힘들다”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에게 혼선 줄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인하에 따른) 회사의 실적과 수익에 대해 전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동준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계절적 요인, 건설경기 위축 등 철강 가격하락 요인이 많이 발생했다”면서도 “제품가격하락이 기업들의 수익성 측면에 영향 미칠 수 있지만 이것은 답변할 입장이 아니”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건설경기가 극도의 침체 속에 빠져 있는 것도 이들 철강업체들에는 악재다.
업계 관계자는 “수급상황이 변화될 것도 없고 시장상황도 극도로 위축돼 있어 불황 탈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철강사들이 제품가격을 인하한다 해도 수요자가 없다면 그 손해는 그대로 생산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앞서 양사는 일부 단위공장의 설비보수공사와 공장 가동시간 감축 및 제품 판매 상황에 따라 제품 생산량을 조절하는 ‘사실상 감산’에 들어갔다.
현대제철은 10월 말부터 설비보수공사의 명목으로 인천에 위치한 형강공장의 가동을 부분적으로 중단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H형강 같은 판매가 부진한 제품에 대해서는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면서 “환율상승과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이익이 줄어들어 업체들이 힘들어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 관계자 역시 “철강시장은 그간 생산에 맞춰 판매가 이뤄졌으나 지금은 반대의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수요가 부진한 제품에 대해서는 영업을 세분화하고 있고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신 동국제강은 후판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설비 신예화 공사 및 대보수로 생산을 중단했던 포항제강소 2후판공장을 최근 재가동했다.
동국제강 측은 이번 보수공사 완료로 만성적인 후판 공급난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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