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취업자 6년來 마이너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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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0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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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고용이 올해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은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 구조에서 2%대의 저성장은 일자리가 거의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2003년 카드 사태 당시 7개월 연속으로 일자리가 줄어든 데 이어 다시 한번 '고용 쇼크'를 맞게 된다.

   고용의 감소는 가계의 소득을 줄여 가뜩이나 위축된 내수 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악순환에 빠져들게 된다.

  
◇ "고용 마이너스 가능성 있다"
3일 경제연구소들에 따르면 이미 신규 일자리 수가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내년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경우 고용이 아예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10월 취업자 증가 수는 10만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3년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 수는 이미 지난 3월부터 20만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인 10월엔 9만7천명으로 추락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정유훈 선임연구원은 "통상 매월 신규로 노동 시장에 들어오는 인원이 40만명"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취업자 증가가 1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상 `고용 빙하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 세계적 경기 침체의 여파로 수출이 타격을 받고 내수, 투자 등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2%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데 있다.

   전문가들은 성장률 2%대를 고용의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우리 경제에서 2%대 성장률은 고용 측면에서 한계점"이라면서 "성장률이 연간 2%대로 추락하면 연간 취업자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03년의 경우 성장률이 3.1%를 기록했는데도 취업자는 오히려 3만명이 줄어들어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용 없는 성장'의 원인을 주로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보고 있다. 기술집약적인 정보기술(IT) 산업이 성장을 주도하면서 일자리는 별로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지금은 생산성 향상으로 인해 성장률이 2∼2.5% 정도면 고용이 거의 늘지 않는다"면서 "성장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전체 고용이 7만명 정도 늘어나는데 내년 성장률이 3∼3.5% 수준이면 고용이 7만명쯤 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지면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최경수 연구위원은 "대체로 성장률이 1.5∼2% 수준이면 고용 성장은 제로가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건설.조선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태세고 자동차, 금융, 여행 등에서도 감원 움직임이 일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는 별로 생기지 않으면서 기존 일자리마저 줄어드는 상황이다.

  
◇ "정부의 특단 대처 필요하다"
내년에 고용 감소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최경수 연구위원은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상반기 2.1%, 하반기 4.4%를 제시했는데 이대로라면 내년 상반기에는 고용이 아주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정유훈 선임연구원은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 한 고용이 줄어드는 상황까지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면서도 "구조조정이 대폭적으로 일시에 이뤄진다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고용쇼크를 넘어서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손민중 연구원은 "정부의 과감한 일자리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며 "우선 기타 공공서비스를 통해서라도 일자리를 확충하고 사회복지 등 잠재력 있는 부문에서도 고용 창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고용 사정은 주로 내수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고 2003년에도 소비가 확 꺾이면서 고용이 마이너스로 갔다"며 "내년에 정부가 경기 부양을 해 소비에 얼마나 효과를 줄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고용 감소를 극복하려면 선진국들의 공조를 통한 경기 부양이 열쇠가 될 텐데 하반기쯤 돼야 효력을 낼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정유훈 연구원은 "재정 지출을 확대해도 실제 중소기업이나 건설 부문 등에서 해고된 사람들을 공공사업으로 모두 흡수하지 못하는 마찰적 요인 등이 있어 고용 부진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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