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 접촉통해 ‘접점찾기’ 불투명
한나라당이 3일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를 강행함에 따라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 활동을 보이콧하면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놓고 국회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파행만은 면하기 위해 여야 지도부는 물밑협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예산안을 둘러싼 쟁점에 대한 양측 입장차 커 전망이 불투명하다.
◆갈 데까지 간 예산안 공방
이날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예산안 삭감과 관련한 기존 4대 요구사항에 대한 성실한 응답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예산심의를 강행했다”고 상임위 활동 보이콧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당장 발등에 불 떨어진 예산안은 물론 각종 경제민생법안 처리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국정 자체를 포기하는 생떼”라고 규정하며 “야당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간사들이 법안심의를 요구해주고, 우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상임위는 국회법에 따라 운영해 달라”고 응수했다.
◆예산안, 무엇이 쟁점인가
한나라당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난달 7일 제출한 수정예산안 대로 강행 처리한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반면 민주당은 ▲경제성장률에 따른 예산안 재수정 ▲세입안에 따른 감세법안 ▲지방재정 ▲세출안에 따른 사회간접자본(SOC) ▲일자리 창출문제 등에 대한 선결논의를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내년 경제성장률을 2%대로 잡고, 성장률이 1% 감소할 때마다 세수가 최대 2조 원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던 만큼 4% 성장을 기준으로 한 정부 수정예산안을 재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론적으로 최대 4조 원이라는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패키지 딜’ 모색하는 여야
여야는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실무 간사 등 각급 단위별로 비공식 접촉을 갖고 접점을 모색하기 위한 정지작업을 진행하는 등 타협의 물꼬를 트기 위해 활발히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
결국 각 당 지도부의 결단이 해법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아 조만간 대표회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예산안과 감세법안의 `패키지 딜'도 언급되고 있다.
자유선진당 핵심 관계자는 "원내대표 간에는 매일 비공식 접촉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하지만 아직은 원내대표들이 나설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점검하고 내부 전략을 짜는 단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감세법안과 예산안을 여야 합의로 조기 처리한 다음에 나머지 쟁점법안을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키자는 단계적 처리론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민주당은 모든 쟁점을 한 테이블에서 논의하는 일괄타결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 의장은 이날 예산안 심의와 관련,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고 해당 상임위에서 협의를 통해 절충하고 남는 쟁점이 있다면 당 지도부가 나서서 조율하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안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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