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법안, 여야 대치 격화

한나라당의 ‘감세법안’의 상임위 처리 강행수순에 민주당은 회의장을 점거하고 저지에 나서 여야 간 대치상황이 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4일 민주당의 불참에 상관없이 기획재정위와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를 열어 제18대 정기국회 최대 쟁점법안으로 떠오른 감세법안을 처리하고 예산안 심사를 강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민주당은 ‘서민포기 삼세철회’, ‘부자감세’, ‘졸속 부실예산 철회’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탁자에 올려놓은 채 계수조정소위장을 점거한 후 한나라당의 단독 예산안 심의를 원천 봉쇄해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전날 소위에서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과세기준 금액을 6억 원으로 설정하고 1가구1주택자의 경우 3억 원 추가공제를 인정하자는 안을 마련했다.

또 현행 1~3%인 세율은 0.5~1.5%로 정하고 6억 원 이상 주택은 0.5%, 12억 원 이상 주택은 0.75%, 50억 원 이하 주택은 1%, 50억 원 주택은 1.5%의 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8년 이상 장기보유자에게 10%, 60세 이상 1주택 소유 고령자에게는 연령대별로 20~40%의 세제 감면 혜택을 부여키로 했다.

소득세의 경우도 정부안대로 과표구간별로 2%포인트 세율을 인하하되 연소득 8천8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경우 2년간 시행을 유보하고, 법인세는 정부 원안대로 처리키로 결정한 바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를 ‘경제위기를 외면한 부자만을 위한 감세’라고 주장하며 부가세 30% 인하 수용을 주장하며 보이콧이라는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내에선 여야 합의처리가 불발될 경우 단독표결 처리라도 강행하겠다며 야당을 압박하면서도 타결을 시도하겠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어 막판 접점 모색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한나라당이 종부세와 상속세, 법인세 등 시급하지 않은 법들에 대해서는 양보해야 한다”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야당과 국민의 반대세력까지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야당과 타협을 강조했다.

한편 한 목소리로 “민주당의 동의하에 함께 처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라”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던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의 변화된 입장도 눈길을 끈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정책위의장은 “대내외적 경제여건과 서민생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예산안 심의를 늦추고 거부할 만큼 한가롭지 못하다”며 “우리 당은 내년도 예산안 계수조정 심의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의사진행은 다수당의 횡포이며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 처사”라며 민주당과 함께 모든 상임위 활동을 보이콧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한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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