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가 저가경쟁에서 박스당 왕복교통비에도 못 미치는 단가를 받는 등 출혈경쟁으로 수익성 악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8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기업영업에서 한 박스당 평균단가가 5년전 3500원에서 12월 현재 2500원 정도로 추락해 업체간 저가경쟁이 가열양상이다.
업계 ‘빅4’인 대한통운, 한진택배, CJ GLS, 현대택배 등의 단가를 살펴보면 이달 들어 각각 2273원, 2450원, 2500원, 2620원 등으로 나타나 대한통운이 가장 낮고 현대택배가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5년전의 대한통운이 3449원, 한진택배 4074원, CJ GLS 3300원, 현대택배 3374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인하폭은 한진택배가 1624원으로 가장 크다.
이에 비해 대한통운은 2273원으로 현재 가장 낮은 단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진택배와 다른 부분은 업계 상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진택배가 5년동안 다량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저단가 전략을 구사했지만 3분기 물동량은 9000만박스로 ‘빅4’ 중 가장 저조했다. 반면 대한통운은 같은 기간 저단가로 업계 최고치인 1억2600만박스를 배달했다.
두 업체 모두 12월말까지 예상물동량면에서도 대한통운은 1억5000만 박스로 ‘빅4’ 상위 그대로였고 한진택배는 1억2000만 박스로 여전히 ‘빅4’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업체간 저가경쟁에서 대한통운은 승리한 반면 한진택배는 수익성 악화에 빠져든 것이다.
또한 저가경쟁에 따른 물동량증가율도 지난해와 비교해 ‘빅4’ 모두 둔화세를 보였다.
대한통운과 한진택배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와 5% 줄었고 CJ GLS와 현대택배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저가 출혈경쟁이 택배업계의 체질개선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업체의 신규시장 진입으로 치열한 저가경쟁을 펼쳤다”며 “늘어난 물량만큼 회사의 영업이익이 매출액을 따라가지 못하는 핵심은 저단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택배 관계자는 “물류업이 차량 1대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해 진입장벽이 낮은 대신 신생업체가 오래 버티지 못하는 시장구조를 갖고 있다”며 “살아남기 위해 고객이탈 없는 서비스제공으로 안정물량을 일정기간 유지해야 하지만 저단가로 계속 들어가는 고정비를 메우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도산한다”고 설명했다.
김준성 기자 fresh@ajnews.co.kr
<저작권자(c)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