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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신진도항에서 가의도를 오가는 여객선 ‘백화산호’ 선장의 말이다. 신진도항에는 정부가 운영하는 여객선도 있지만 민간에 위탁한 유람선도 있다.
배값은 당연히 유람선이 두 배 이상 비싸다. 여객선은 동절기 1회, 하절기 2회 운항하지만 유람선은 일출에서 일몰사이 승선인원이 20명 이상이면 수시로 운항한다.
그런데 여객선은 안개가 조금만 끼어도 불시에 출항하지 않아 모처럼 찾은 관광객과 주민들의 발걸음을 애태운다. 더욱 어이가 없는 것은 “여객선 출항은 어렵지만 유람선은 운항한다”는 여객선 책임자의 배짱이다.
유람선이라고 하니까 자칫 세계 명소를 운항하는 크루즈를 상상하기 쉬운데 사용목적면에서는 유람선과 같지만 항행구역과 크기, 내부시설 면에서는 차이가 엄청나다. 크루즈라고 하기 보다 여객선 보다 작은 소형 배 정도로 생각하면 적당할 것 같다.
이런 유람선이 안개에도 불구하고 운항하는데 여객선이 못간다는 것은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여객선이 출항 못하면 유람선도 어렵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날씨를 핑계로 두 배 이상 비싼 유람선을 권유하는 여객선 책임자의 말은 뭔가.
"아예 유람선으로 돈 좀 벌어봅시다 라고 대놓고 말씀하시지요"라는 한 마디를 귀뜸해 주고 싶었다. 정부 여객선과 민간 유람선의 뒷거래는 말하지 않아도 고객들은 육감으로 느낀다.
최근엔 안개라고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앞이 확 트인 시야인데도 정부 여객선은 안전을 미끼로 운항을 발뺌했다. 가의도의 빼어난 자연경관을 구경하기 위해 방문했던 많은 관광객들은 두 배가 넘는 민간 유람선 배값을 지불하며 빠져 나와야 했다.
관광객들의 피해도 크지만 선량한 주민들의 발걸음을 동동 구르도록 만드는 정부는 도대체 국민들의 혈세로 뭘하는지 모르겠다.
김준성 기자 fre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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