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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찬바람 감도는 수입차 야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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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0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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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제차를 실어 나르는 운반차들이 하루에도 10여차례씩 드나들었는데 요즘에는 하루에 2번~3번 드나드는 수준입니다.”(인천시 북항 수입차 보관창고 관계자)

7일 인천 북항의 수입차 보관창고 앞. 인적도 없고 다니는 차들도 드물어 스산한 기운이 감도는 이 곳 야적장에 한국에 들어온 수입차들이 빼곡히 들어서있다. 

8만 ㎡ 규모의 넓은 대지 위에 일본 혼다를 비롯한 인피니티, 포드, 재규어랜드로버 등 3000여 대의 각종 수입차들이 늘어서 있지만 적막감만 감돌았다.
 
보관창고 인근 식당 주인 박모씨(53)는 “두 세달 전만해도 저 넓은 주차장에 자동차들이 들어오기가 무섭게 빠져나가곤 했는데 지금은 창고 입구까지 꽉 차서 나가질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고 직원들이 예전에 비해 일거리가 반 정도로 줄었다며 힘들어 한다”며 “덩달아 우리가게 수입도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주유소 직원 이모씨(55) 역시 “수입차 운반차량이 하루에 여러번 드나들었을 때는 운반차량 기사들이 우리 주유소에서도 기름을 많이 넣고 갔는데 요즘엔 수입차 물동량이 줄은 탓인지 뜸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미국 ‘빅3’가 도산위기에 처하는 등 세계 자동차 시장이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웬만한 경기불황에도 굴하지 않던 한국의 수입차 시장에도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됨에 따라 수입차 업체들이 선주문 해놓았던 재고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올들어 한 때 월 판매 6000대를 돌파했던 수입차 시장은 지난달 3000대 밑까지 떨어져 지난 2006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4.3% 급감한 수치다.

수입차 업계는 판매 급감원인에 대해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급감과 캐피탈 및 리스사의 자금 경색을 들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캐피탈 업체들의 깐깐한 대출심사로 인해 차를 사고 싶은 의지가 있는 고객들도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자금난이 지속될 경우 금융사의 신용경색으로 인해 수입차 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수입차 판매 딜러는 “혼다, BMW, 벤츠 등의 판매가 상반기와 비교해 20~40%로 줄었다”며 “자체 캐피탈을 끼고 있는 업체는 그나마 감소폭이 적지만 자체 캐피탈을 보유하지 않은 업체는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반기에는 시황이 좋아 두 세달치를 선주문 해 놓았는데 요즘에는 아예 오더 자체가 없다”며 “이번 같은 불황은 처음이어서 업체 관계자들도 매우 힘들어한다”고 토로했다.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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