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오는 12일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해 `여야 합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오는 12일을 예산안 처리 마지노선으로 정한 한나라당으로서는 예산안 처리 시점에 대해 사실상 합의를 해놓고도 `합의 서명'이 차일피일 미뤄지는데 따른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내에서 예산안 처리 시점을 놓고 내홍이 일 조짐인 데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간 `한나라당 2중대 발언' 논란으로 여야간 예산안 합의에 적잖은 애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8일 오후 합의문 작성을 위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담을 앞두고 `12일 예산안 처리'라는 여야간 구두 합의를 상기시키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이는 또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예산안을 12일 직권상정하겠다고 한 김형오 국회의장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국회 일정이 확정됐다"며 "국회의장이 보증했으므로 부도는 안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어제(7일)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와의 통화에서 12일 예산안 처리를 확인했고, 서갑원 원내 수석부대표도 12일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무조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며 "국회의장도 여야 합의가 안되면 직권상정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내 강경파의 기류와 `한나라당 2중대 발언' 논란 차단에도 나섰다.
홍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개혁세력 모임인 민주연대가 예산안 처리 합의의 즉각 철회를 주장한데 대해 "지금은 80년대와 같은 민주.반민주 구도가 아니다"며 "한국이 경제위기를 딛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가 관건으로, 민주연대가 시대정신을 잘못 읽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핵심당직자는 "민주당 내에서 다른 말이 나오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홍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2중대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선진당이 합의해주지 않으면 국회운영이 어렵다는 점은 이미 확인이 됐다"며 "원혜영 원내대표도 이미 유감을 표명한 만큼 원만히 봉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내심 `버락 오바마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신(新) 뉴딜정책' 추진을 선언한 것처럼 한국도 경기부양용 사회간접자본(SOC) 투입을 위한 예산편성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가장 좋아하는 오바마도 SOC 투입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민주당이 이 부분에 이의를 달 여지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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