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트리뷴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을 소유하고 있는 미국의 거대 미디어 그룹인 트리뷴 컴퍼니가 광고수입 감소 속에 대규모 빚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를 몰락으로 이끈 국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의 자동차 '빅3'를 생존위기로 내몬 데 이어 대형 언론기업까지 삼키게 됐다.
트리뷴은 8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파산법원에 '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고 AP통신과 CNBC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리뷴의 파산보호 신청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트리뷴이 자금난으로 이번 주 안에 가능한 한 빨리 파산보호를 신청할지 자문을 구하기 위해 법률회사 시들리오스틴 등을 고용했다며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을 전했었다.
1847년 설립된 161년 역사의 트리뷴은 23개 방송과 12개 신문, 미 프로야구 구단 시카고 컵스 등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미디어그룹으로, 지난해 12월 부동산 재벌인 샘 젤에게 83억 달러에 인수되면서 130억 달러 규모의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자 부채를 조정하기 위해 채권자와 협의를 벌여 왔다. 볼티모어 선과 올랜도 센티넬 등도 소유하고 있는 트리뷴의 자산규모는 76억달러로 알려졌다.
트리뷴은 자금 조달을 위해 뉴욕 롱아일랜드의 신문인 뉴스데이를 매각하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 시카고 트리뷴의 감원을 실시하는 한편 시카고 컵스의 매각을 추진하는 등 자구책을 추진해왔으나, 다른 신문사들과 마찬가지로 광고 수입 급감으로 고전했었다. 미국의 광고 규모는 올해 상반기에만 15%가 줄었다.
트리뷴은 올해 3분기 광고 매출이 19% 줄어들면서 1억2천16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전체 매출도 10억달러로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리뷴은 파산보호 신청에 따라 자산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채권자들이 부여한 자금 유동성 목표치를 재조정할 시간을 벌게 됐다. 트리뷴은 5억9천300만달러에 달하는 주요 채무의 원리금 상환 만기일은 내년 6월이나 채권자들이 정한 부채 대비 현금 유동성 목표치를 올해 말에 맞추지 못할 것으로 우려돼왔다.
트리뷴을 소유한 샘 젤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파산보호 기간에 자사 소유의 신문과 방송의 운영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고 시카고 컵스 구단은 파산보호 신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파른 수입 감소와 어려운 경제가 신용위기와 맞물려 광고가 큰 타격을 받는 등 부채를 감당하기 매우 어렵게 됐다고 파산보호 신청 이유를 밝혔다.
트리뷴의 주요 채권자는 JP모건체이스와 메릴린치, 도이비뱅크, 골드만삭스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9월말 현재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발행 부수는 73만9천부, 시카고 트리뷴은 54만2천부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NYT를 보유하고 있는 뉴욕타임스 컴퍼니도 신용경색과 수입 감소로 현금 유동성이 악화될 가능성을 완화하기 위해 뉴욕 맨해튼 본사 건물을 담보로 2억2천500만달러를 대출받을 계획이라고 NYT가 이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뉴욕타임스 컴퍼니는 부동산업체인 쿠시맨 앤드 웨이크필드를 대행사로 선정하고 모기지(담보대출) 또는 재임대계약 등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서도록 했다.
맨해튼 8가에 있는 52층 규모의 뉴욕타임스 본사 건물 지분 58%는 뉴욕타임스 컴퍼니가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은 부동산개발업체인 포레스트시티래트너가 갖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최근 뉴욕타임스 컴퍼니의 신용등급을 투자 등급 아래로 내렸고 무디스도 이와 비슷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왔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