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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펀드런 '있다ㆍ없다'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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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0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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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확대ㆍ금리하락… 대규모 자금이탈 없을 것
증시침체ㆍ가계부채… 일부 환매 증가는 불가피

경기침체 골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내년 들어 펀드 대량환매 사태인 '펀드런'이 발생하느냐에 투자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적립식펀드 성장세와 정부 금리인하 기조를 고려할 때 펀드런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증시침체 장기화와 가계부채 증가 여파로 펀드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자금 대거이탈 가능성 낮아=일단 펀드에서 순식간에 대규모 자금이 빠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9일 "10월말 현재 국내주식형펀드 가운데 적립식 투자 비중은 52.6%에 달한다"며 "이 비중은 내년 들어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가계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가계흑자액이 증가하고 있다"며 "실질금리 또한 1% 미만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펀드시장 자금이탈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실질금리 하락으로 증가된 가계흑자액이 은행에 예치되기 보다는 펀드시장으로 다시 들어올 공산이 커졌다는 이야기다.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예상대로 추가 금리인하를 결정한다면 이같은 가능성을 더욱 높여줄 것이다.

박 연구원은 "과거 은행예금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1996~2003년 평균 은행수신금리가 7.95% 정도였으며 금리가 이 수준은 돼야 자본이동 가능성이 커진다"며 "금융당국이 당분간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펀드자금 대규모 이동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개인투자자가 얻은 학습효과도 펀드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탈을 막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투자문화를 이끄는 40대 인구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맞춰 더욱 다양한 펀드상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펀드시장 축소보다는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는 IMF 외환위기 이후 여러 차례 학습효과와 적립식펀드 투자로 인내심을 키워왔다"며 "개인이 일시에 펀드시장에서 빠져나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소규모 펀드런 가능성은 있어=국내외 증시 약세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펀드시장에서 일부 자금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주식형펀드 설정잔액은 이달 5일 기준 139조3000억원으로 8월말 144조1000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매달 감소세를 보여왔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서 보면 증시 하락추세가 길어질수록 펀드자금 유출이 심화됐다"며 "내년이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증시가 본격적인 침체에 빠진지 1년 정도 지나는 만큼 소규모 펀드런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주가급락이 반드시 펀드환매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IMF 외환위기 전후인 1996년 10월부터 1998년 6월까지 주가지수가 66.8% 하락했고 주식형펀드 설정잔액도 22.7% 줄었다"고 덧붙였다.

기관투자자나 개인투자자 가릴 것 없이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는 점도 펀드 자금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

한국신용정보에 따르면 5일 현재 국내 전체 신용인구 3600만명에 대한 평균 신용도는 가장 낮은 단계인 '위험'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개인 신용위기는 펀드시장 신규자금 유입을 막는 것은 물론 대출상환을 위한 기존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기관투자자도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자금압박이 심해지면서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가장 쉬운 유동성 확보 수단인 펀드나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며 "지금은 물론 과거부터 이런 움직임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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