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큰 돈도 안되는 MP3플레이어에 애정을 쏟는 이유는 뭘까?
삼성전자는 1998년 MP3플레이어 시장에 뛰어든 이래 브랜드 인지도와 대대적인 마케팅과 물량공세를 통해 이 사업부문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성장시켜 왔다.
최근에도 옙 U5 - 다이아몬드Q1 등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며 MP3플레이어에 대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MP3플레이어는 글로벌 삼성이 눈독을 들이기엔 너무 규모가 적은 사업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07년 국내 MP3플레이어 판매량은 약 400만대 규모(약 4000억원)로 한해 매출이 60조원이 넘는 삼성전자에게 중요한 시장이라고 할 수 없다.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훨씬 커지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세계시장의 70%를 독점하고 있는 애플 아이팟의 벽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MP3플레이어의 경우 마진도 낮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MP3사업부문에 들이는 대대적인 홍보물량을 감안하면 수익률은 상당히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애플이 아이팟 셔플 등 저가제품을 내놓으면서 더 커졌다. 현재 10만원 이하의 제품에선 수익률을 굉장히 낮다.
동영상 등 다양한 기능이 제공되는 MP4플레이어의 경우도 휴대폰, PMP 등 유사 경쟁제품 때문에 상황이 좋지많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MP3플레이어를 중시하는 이유는 주 고객층이 청소년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팟처럼 적극적으로 MP3플레이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은 없다”며 “하지만 청소년들이 MP3플레이어를 통해 삼성이란 브랜드를 처음 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비교적 저가인 MP3플레이어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삼성을 어필하고, 이들을 삼성의 평생고객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코카콜라의 예를 들며 “코카콜라는 전 연령층이 즐겨 마시지만 홍보는 대부분 청소년층에 집중돼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은 처음 접하게 된 제품을 쉽게 바꾸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P3플레이어 사업은 거의 모든 전자∙IT사업을 아우르는 삼성전자에 있어 평생고객 유치라는 장기포석의 ‘첫 수’이기 때문에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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