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온갖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 당선자의 리더십을 탐구하고 있다.
10일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진행된 전경련 부설 국제경영원 최고경영자 월례조찬회에는 조찬회장인 이태영 ㈜태준제약 회장), 세종문화회관 이청승 사장, 배영호 ㈜코오롱 대표이사 등 300여명의 각계각층 고위인사가 참석해 오바마의 리더십의 성격과 원천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강연에 나선 김종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수석전문위원은 오바마 당선자의 리더십을 ▲다양한 인종의 가족 구성원들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키워진 '유연한 리더십' ▲흑인 혼혈아라는 이유로 받은 인종차별로 인해 키워진 '인내의 리더십' ▲고액연봉과 편안한 삶이 보장되는 기회를 마다하고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섬김의 리더십' 등 3가지로 분류했다.
김 수석전문위원은 "케냐 출신의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100% 미국적 사고방식을 가진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내 미셸, 중국계 매제와 조카 등 오바마 당선자의 식구들이 모이면 그야말로 미니 UN이 된다"며 "이런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오바마 당선자는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최선의 것을 선택하는 균형감각을 배워 진정한 리더로 거듭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흑인 혼혈아라는 이유로 받은 인종차별, 그로 인한 열등감, 아버지 없이 보낸 시간들, 정치인이 된 후 청소년기 마약을 복용했다는 치명적인 약점, 이름으로 인한 구설수 등의 인생굴곡을 오바마 당선자는 참고 극복했다"며 "또 오바마는 좋은 직장과 대우를 버리고 가치있는 일을 위해 자신의 야망을 펼칠 수 있는 공동체 조직가로 활동했다"고 인내와 섬김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두 번째 강사로 나선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오바마노믹스'로 불리는 경제정책을 ▲적극적인 시장개입 ▲재정지출 확대 및 노인.저소득층에 대한 감세 ▲통상정책에서의 상호주의 강조 ▲단기적 확대재정 정책 등 4가지로 요약했다.
유 교수는 "오바마노믹스의 첫 번째 실체는 적극적인 시장개입정책으로서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하고 경제정책 수립에 특수한 이해집단의 개입을 차단할 것"이라며 "최근 신뉴딜정책이라고 일컫는 구제금융 및 공공사업 확대의 계획도 눈에 띄는 점"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오바마 당선자는 정부자금을 대기업에 유입시키고 그것이 중소 기업과 소비자에게까지 미치게 하여 경기를 자극하는 기존의 통화 침투 정책보다는 재정 지출을 확대하고, 노인과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감세를 통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통상정책에서는 미국의 일방적 개방을 반대하고 FTA 등을 재검토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성향으로 진행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교수는 "오바마 정부의 출범은 단순한 경기 진작을 넘어선 시대적 '개념의 변화'"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식 금융시장 운용에 대대적 수술이 필요하고 우리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의 소비행태에 큰 변화가 올 것인 만큼 새 시장 개척, 아시아 국가들과의 금융 협력 강화, 국내 금융산업의 건실화와 신뢰제고 등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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