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의정서를 놓고 북한과 나머지 5개국 간의 현격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전 9시(현지시간) 회의를 재개하고 8일부터 진행해온 이번 6자 수석대표회담에서 협의된 내용을 합의문 형태로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전 10시에는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6개국 수석대표들을 접견할 예정이어서 통상적으로 회담 마무리 직전에 외교부장이 각국 대표들을 접견하는 중국의 외교 관례에 따라 이번 6자회담은 사실상 폐막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한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검증의정서 채택, 비핵화 2단계 마무리 계획,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 등 3가지 의제를 놓고 협의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0일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 측 초안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실질적 진전을 보지 못했고 내일(11일) 일정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매듭짓지 않고 헤어졌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검증의정서와 관련하여 "시료채취 등 과학적 절차를 명확하게 넣어야 한다고 우리는 주장했지만 북한은 수용할 수 없다며 그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했다"며 "북한은 검증의정서 타결을 위해 우리가 희망하는 내용을 수용할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의장국인 중국은 회담을 휴회한 뒤 내년 1월 초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1월20일 미국의 오바마 정부 출범을 고려하면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은 임기가 거의 끝나가는 부시 행정부 대신 오바마 차기 행정부와의 협상으로 국면을 넘기려는 듯하다"면서 "터프하고 직접적인 협상을 지향하는 오바마 당선인의 선택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핵 문제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까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앞으로의 국면을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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