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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몸집불리기 후유증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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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1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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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황영기 전 회장과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 시절 무리하게 몸집을 불린 데 따른 후유증을 제대로 겪고 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여신이 큰 폭으로 증가한 상황에서 건설경기 침체로 쓰러지는 건설사들이 속출할 경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수익성에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리딩 뱅크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3위권으로 내려앉은 상황이고 우리투자증권 등 비은행 부문 계열사들도 금융위기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분 매각 등 민영화 작업까지 답보를 거듭하고 있어 지주사 전환 이후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 원화대출 10%가 PF…부실 화약고 = 우리금융지주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조11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가량 급감했다. 3분기 순이익은 15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룹 전체 수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은행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 줄어들고 총자산이익률(ROA)은 예금보험공사와 체결한 경영목표 이행 양해각서(MOU) 상의 목표치(0.8%)를 한참 밑도는 0.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5년 이후 무리하게 외형을 확대해 온 데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경우 2004년 74조원 수준이던 총 여신 규모가 올 들어 2배 이상 급증했다. 9월 말 현재 원화대출 잔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났다.

대출 확대에 따라 충당금전입액도 크게 늘어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원화대출 대비 대손충당금전입액은 지난해 4000억원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는 6000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올 들어 부실채권을 상각한 금액만도 2800억원을 웃돈다.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은행권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인 부동산 관련 대출이 새로운 부실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은행 전체 기업대출 가운데 부동산 관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며 가계대출의 경우 절반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이다.

특히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은 내년에도 수익성 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PF 대출 규모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포함할 경우 15조원 정도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다. 이는 우리은행 전체 원화대출 잔액의 10% 수준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우리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진 것은 위험자산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PF 부실 우려에 따른 부담이 크다고 볼 수 있다"며 "내년 도산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비은행 부문도 고전…총체적 난국 = 은행 부문과 비은행 부문의 수익 구조가 고른 신한금융지주와 달리 우리지주는 비은행 부문의 비중이 30%를 밑돈다. 그나마도 우리투자증권과 우리파이낸셜, 우리은행 카드부문 등 비은행 부문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은행 부문 최대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0월 2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하반기 들어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증시 폭락의 여파로 주가도 10일 현재 1만4100원으로 폭락한 상태다. 지난달 중순에는 1만원 밑으로 추락했다가 가까스로 1만원선을 회복했다.

우리카드는 박해춘 전 행장이 카드부문 활성화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지난 1분기 시장점유율이 8%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했으나 이후 경기침체에 따른 가계 소득 감소로 인해 연체율이 크게 높아져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1분기 1.63%에서 3분기 2.16%로 무려 0.53%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기간 은행겸영 카드사들의 연체율 상승폭(0.27%포인트)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우리파이낸셜은 지난 3분기 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소폭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금 부족 현상이 심각해 모회사인 우리지주로부터 3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받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로 들어선 이팔성 회장-이종휘 행장 라인업은 새 정부와 보조를 잘 맞추며 순항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황영기 전 회장과 박해춘 전 행장이 공격 경영을 펼친 결과 손실이 크게 확대돼 현재 그 뒤치닥거리를 하느라 허덕이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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