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국회 통과-284조5000억원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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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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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예산안이 결국 여야 협상 결렬 끝에 13일 오전 사실상 강행 처리됐다.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어, 당초 정부가 제출한 283조 8천억원보다 7천억원이 늘어난 284조 5천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 30여명이 본회의장 단상을 점거한 채 "12.12 예산 쿠데타"라며 김형오 국회의장과 이한구 예결위원장의 일방적 처리를 강력 성토했다.

그러나 표결 처리에 대한 실력 저지로는 이어지지 않았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앞서 여야 지도부는 전날인 12일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다섯 차례나 회동을 갖고 막판 절충을 벌였지만, 이른바 '대운하 의심 예산'과 '형님 예산' 삭감 등에서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예고해온대로 강행 처리 수순에 들어갔다. 밤새 사전 계수조정 작업을 거쳐 오전 6시부터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를 가동한 끝에 오전 9시 20분쯤 전체회의에서 최종안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전날 밤부터 예결위회의장 앞에서 연좌 농성에 들어갔지만, 이 과정에서도 별다른 실력 저지 없이 사실상 이를 방치했다.

이에 따라 매년 연말까지 줄다리기를 이어온 '예산 전쟁'은 유례를 찾기 힘든 12월 중순 이전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확정된 새해 예산안의 총 감액은 4조 1천억원이며, 이를 바탕으로 4조원이 증액됐다.

핵심 쟁점이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5025억원 삭감됐지만, 3799억원이 증액되면서 순삭감 폭은 1226억원에 그쳤다.

특히 1조 4천억원에 이르는 '대운하 의심 예산'은 단 한 푼도 줄지 않았고, 4천3백억원대의 '형님 예산'도 167억 5천만원 삭감에 그쳤다.

또 민주당이 원안인 6천5백억원 유지를 요구했던 남북협력기금도 3천억원 삭감됐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 직후 "야당과의 협상은 없었다"며 "오직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군사작전과 사기 기만 전술만이 있었다"고 한나라당을 강력 성토했다.

예산안은 또 전체 증액된 4조원 가운데 신용보증기관 출연 등에 1조 5천억원, 지방재정 보전에 7천6백억원을 투입하도록 했다.

나머지는 일자리 창출과 연구 개발(R&D) 예산, 취약계층 지원 등에 배정됐다.

당초 17조 6천억원으로 책정됐던 국채 발행 규모는 감세 규모가 2조 2천억원 늘어남에 따라 19조 7천억원으로 증가했다.

국회는 또 예산안 처리에 앞서 부수 법안인 주요 감세법안들도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모조리 통과시켰다.

김형오 의장은 12일 밤 임시국회 첫 본회의를 열어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등 16개 감세법안 가운데 13개 법안을 직권상정했다.

민주당과 민노당의 불참 속에 표결 처리된 감세법안은 △종부세법 △소득세법 △법인세법 △관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이다.


'부자 감세 저지'를 선언한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본회의 시작과 함께 단상에 올라 농성을 벌였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의 저지로 2분만에 '무위'로 돌아갔다.

김형오 의장은 다만 △농어촌특별세법 폐지법안 △교통에너지환경세법 폐지법안 △주세법 일부 개정 법률안 등 3개 감세법안은 "내년 예산과 직접 관련성이 적다"며 직권 상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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