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장기 투자성과는 자산배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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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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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투자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결정하는 변수는 무엇일까? 80년대 이후 미국에선 이 주제에 대한 경험적인 연구가 진행됐다. 변수는 마켓 타이밍, 종목 선정 그리고 자산배분 등이었다. 찰리 엘리스, 게리 브린슨 등의 실제 데이터에 기초한 실증적인 연구 결과, 장기 투자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자산배분으로 투자 성과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통념 즉, 시장을 예측하거나 종목 선정이 투자 성과를 좌우한다는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특히 이들의 연구결과는 아마추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연기금을 운용하는 프로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투자 전략과 자산배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각인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럼 여기서 개인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자산배분이 갖는 현실적인 의미를 생각해 보자. 우선 자산배분은 약세장의 보호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0만원의 여유자금을 모두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경우, 최근처럼 시장이 깊은 하락세를 보이면 그대로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반대로 1000만원을 예금과 같은 고정 수익처에 투자하고, 나머지 1000만원을 주식형 펀드와 같은 주식 자산에 투자하면, 고정 수익처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으로 주식 자산의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된다.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런 효과는 더욱 커진다.
 
둘째, 매년 리밸런싱 전략을 통해 시장이 오르고 내리는 위험에 상관없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투자금액을 50대 50으로 고정 수익처와 주식형 자산에 나눠 투자했다고 치다.

만일 주가가 하락해 1년 뒤 주식형 자산에서 -30%의 손실이 발생했다면, 고정 수익처의 자금을 인출해 다시 50대 50으로 맞춘다. 이런 식으로 매년 투자 비중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면, 주가 하락기에는 주식을 사고 상승기에는 파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셋째, 분산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산에 투자하면, 분산 투자의 효과는 의미가 없어진다. 분산투자는 가급적 역(逆)의 상관관계에 있는 자산에 나눠 투자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주가와 금리다. 주가와 금리는 장기적으로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떨어지고, 반대로 낮아지면 주식시장은 이를 호재로 인식한다. 모든 자산을 주식으로만 가져가면 가격 변동 위험에 노출되고, 금리 수익을 목표한 고정 수익처에만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물가를 따라갈 수 없다. 자금을 방향이 서로 다른 자산에 투자하면, 가격 변동 위험과 인플레이션 위험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주식을 직접 사고 팔지 않고 오로지 자산배분만으로 10여년이 넘게 연평균 17% 가량의 수익률을 달성한 자산배분 이론의 전문가인 예일대 기금의 CIO(최고투자책임자) 데이비드 스웬센은 “주가의 오르내림에 신경쓰지 말라. 투자에서 진리는 장기투자와 분산투자”라고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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