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로금리 시대 진입...연준 "양적완화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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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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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방기금목표금리 0~0.25% "총알없다" 우려, 日 전철 밟지 않아야

사상 최악의 신용위기 사태가 결국 미국의 '제로 금리' 시대를 열게 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일(현지시간) 연방기금목표금리를 0~0.2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금리 1%에서 0.75%포인트 이상 인하한 것으로 전문가가 내다본 0.5%포인트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해 8월 이후 10차례에 걸쳐 당시 5.25%였던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끌어내린 셈이 됐으며 1954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사진: 연준이 사실상 제로금리를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달 의회 청문회 출석한 벤 버냉키 연준 의장.

연준이 연방기금목표금리를 특정 수치가 아닌 범위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금리를 0%로 인하하지 않고 0~0.25%로 제시한 것은 연방기금 가입 은행들이 연준에 자금을 예치할 때 이미 0.25%의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긴급경제안정법에 따라 지불준비금을 초과하는 금융기관 예치금에 대해 0.25%포인트의 금리를 적용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연방기금 가입 은행들에게는 0.25%는 곧 0%를 의미하는 것이다.

연준은 이와 함께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재할인 금리 역시 0.5%로 0.75%포인트 끌어 내렸다.

이날 실질적으로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이 사용할 수 있는 '총알'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문 역시 확대되고 있지만 연준은 이에 대해 양적 완화 정책을 본격화할 방침을 밝혔다.

양적 완화 정책의 전환의 목표는 정책금리와 별개로 연준이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이다. 또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연준은 밝혔다.

연준이 장기 국채를 매입하게 되면 해당 국채를 보유한 금융사들이 연준으로부터 자금을 직접 공급받는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장기국채의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방기금목표금리 추이 (출처: FRB)
연준은 이미 기업어음(CP) 시장에서 직접 매입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지난달에는 8000억달러를 투입해 모기지증권 매입과 신용카드 구매, 자동차할부 금융 부문을 지원한 바 있다.

세인트루이스 준비은행 총재를 역임한 윌리엄 풀 카토 인스티튜트 선임 연구원은 "연준은 경제가 확장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지난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뒤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을 타개하지 못하면서 2001년부터 5년간 은행 보유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을 추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채권 직접 매입으로 장부상 자산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장부상 연준의 자산은 최근 2조달러대를 돌파한 상태. 경기부양에 따른 지급 확대로 연준의 자산은 내년 3조달러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정책을 펴는 것은 마지막 카드를 사용한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일본의 경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양적 완화정책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앙은행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사실도 피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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