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살고보자'..가혹한 연체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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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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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회사들이 연말 결산을 앞두고 연체율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연체율은 금융회사의 자산 건전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관리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금융회사들의 지나치게 엄격한 연체관리와 채권추심으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연말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전담반을 설치하고 대출 상환 기일이 도래한 개인과 기업 고객들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부터 여신관리부 내 `집중관리반'을 신설해 특별관리가 필요한 여신을 집중 관리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영업점 업적 평가 때 연체대출금 관리 실적에 대한 배점도 높이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연말까지 개인과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연체 감축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이달 들어 14개 가계영업본부에 연체관리 전담반을 파견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연말 결산을 앞둔 데다 최근 은행의 자산 건전성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만큼 철저한 연체율 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지나치게 타이트한 연체율 관리로 가뜩이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대출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나 개인들은 대출 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카드사 등 2금융권도 신용경색 여파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연체율 관리와 채권추심을 강화하면서 피해 고객들의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은 연체 일수가 5일이 경과하지 않았는데도 카드사용을 정지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일부 저축은행과 캐피털 사는 과도한 채권추심으로 금융당국의 개선권고를 받기도 했다.

   카드대금을 연체한 고객이 금감원에 접수하는 채권추심 상담 건수도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신용카드 채권추심 관련 상담은 4천517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56.2% 늘었다.

   일부 캐피탈(할부금융·리스) 사는 과도한 채권추심 행위 때문에 금감원의 개선권고를 받기도 했다. 일부 저축은행도 새벽에 채무자에게 전화를 걸어 빚 상환을 독촉하거나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는 등의 무리한 채권추심으로 금감원의 지도를 받기도 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연말 결산기를 맞아 회사별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채권추심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연체율이 상승추세에 있는 2금융권 회사들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과도한 채권추심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이에 대한 모니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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