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전세계 경기불황으로 이어지면서 각국 정부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다양한 경제회생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은행, 기업, 가계 등 시장참가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불황으로 치달을수록 기업들은 신뢰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경제계의 화두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한국성과향상센터가 주최한 제7회 시간관리 페스티벌에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 박사는 “지금 같은 경제위기 시대에는 리더와 조직원간의 신뢰 구축을 통해 조직원이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동안 기업들은 신뢰경영을 통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성장한 기업이 있는 반면, 비윤리 경영으로 하루아침에 몰락한 기업들이 수없이 많다.
즉, 신뢰없는 기업은 미래도 없고, 아무리 어려운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신뢰경영을 하는 기업은 반드시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게는 많은 수식어들이 따라다니지만, 대표적인 것중 하나가 바로 신뢰경영이다.
6∙25 휴전협정이 조인된 1953년. 그는 총 공사비 5478만원에, 공사기간만 26개월이 걸리는 대구∼거창간 고령교 복구공사를 수주했다. 당시 정부 발주공사로서는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낙동강의 극심한 수심차와 장비부족, 잦은 홍수탓에 공사는 도무지 진척이 안됐다. 급기야 정 회장은 집과 계열사 장비들을 모두 팔아 공사비를 충당하느라 가족들이 모두 거리에 나앉게 됐다.
그는 중도에 포기하자는 일부 측근들의 제안에도 불구, “기업하는 사람은 신용이 생명”이라며 공사를 끝까지 진행해 결국 7000만환의 막대한 적자를 내고 공사를 마쳤다.
신용을 지키려고 애쓴 그의 노력은 공사후 빛났다. 그 공사로 높은 평가를 받은 현대는 정부 공사들을 잇따라 수주하며 도약하게 된 것이다.
반면 불법 비자금 조성, 주가 조작에 의한 재산축적, 경영권 불법승계, 편법을 동원한 기업 인수합병(M&A) 등 비윤리적 경영으로 기업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곳들도 수두룩하다.
삼성 이건희 전 회장 뿐아니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백종현 프라임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수많은 기업인들이 바로 그들이며, 그들은 지금도 이 같은 혐의로 법원 문턱을 드나들고 있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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