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경기부양 의지… 증시 상승 가속도
주요 증권사 코스피 전망치 1500선 줄상향
미국 중앙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연방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인하하면서 연말 반짝 상승세인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 정부가 국채와 모기지채권 매입을 통해 통화공급량 자체를 늘리는 양적완화 정책을 택함으로써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확인시켰다며 증시 상승에 속도를 붙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17일 코스피는 이같은 기대감 속에 전날보다 8.19포인트(0.71%) 오른 1169.75를 기록하며 1170선에 바짝 다가섰다. 증시상승 발목을 잡아왔던 원ㆍ달러 환율도 연사흘 급락하며 24.6원 내린 13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 금리인하 지수상승 촉매=미국 금리인하는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증시 반등 촉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하는 중장기적으로 달러화 가치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환율 인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국내 증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며 원ㆍ달러 환율 하향 안정화가 이어진다면 향후 지수 전망은 더욱 밝아진다"고 말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향후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가 환율 안정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주가 상승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제로금리 시대 도래에 대한 우려도 있다. 가장 확실한 정책 수단인 금리조정 여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송재혁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일본도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았다"며 "미 연준이 창출한 막대한 유동성이 언제가는 회수되고 축소돼야 한다는 점 역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전망치 일제 상향=연말까지 코스피는 1200선을 돌파한 뒤 1300선 진입을 타진하는 모습을 갖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공격적인 금리인하 이후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를 떠받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확대에 글로벌 경기부양 정책 효과까지 추가될 것으로 본다"며 "코스피 적정가치로 추산되는 1300선 회복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심 팀장은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장기금리도 시간이 지날수록 완화될 것으로 본다"며 "환율시장 안정과 같은 우호적인 금융시장 여건에 힘입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증시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한달 전 1300선 수준이었던 내년 코스피 고점 전망치도 단숨에 1500선으로 뛰고 있다.
KB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에 유동성 랠리가 연출되면서 15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이후에는 부실기업 구조조정 성패에 따라 지수가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도 내년 코스피 예상범위를 900~1500선으로 제시했다. 1분기에 약세장 랠리가 나타난 뒤 조정국면에 진입했다가 4분기에 다시 상승 추세로 들어설 것이란 분석이다. 하나대투증권은 하반기 가치회복 과정이 전개될 것이라며 내년 코스피 고점을 1500선으로 내놨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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