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가 한반도를 강타한 이후 무섭게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한 달여 만에 1,200원대로 떨어지면서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업종과 키코기업 등의 주가가 활기를 띠고 있다.
환율이 내려가면 원가 기준으로 환산한 원자재 값이 그만큼 떨어져 수입 부담이 크게 개선되고 또한 키코기업의 경우 상환부담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때문이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전날보다 달러당 33.00원 급락한 1,29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째 떨어진 환율이 1,20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달 5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하향 안정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환율이 1,200원대 밑에서 안정되면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전기가스, 에너지, 음식료, 항공·해운업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가 2000년부터 현재까지 환율과 업종지수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기가스 -0.83, 에너지 -0.82, 음식료 -0.81, 항공해운이 -0.69로 나타났다. 상관계수가 0에서 -1쪽으로 근접할수록 역의 상관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율이 내려갈수록 주가가 올랐다는 뜻이다.
실제 이날 한국전력[015760]의 주가는 3만2천950원을 기록해 전날보다 1.70% 올랐다. 환율이 1,400원대까지 치솟았던 지난 10월24일 종가 기준으로 2만1천원까지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CJ제일제당[097950]은 전날보다 0.78% 떨어진 19만1천원을 나타냈으나 환율이 높았던 때인 지난 10월 27일 10만1천원까지 내려갔다는 점에서 고환율 덫에서 풀려나 단기간에 급등했음을 보여준다.
SK에너지[096770]와 아시아나항공[020560] 등도 이날 각각 3.32%, 6.76%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 환율 약세의 덕을 보고 있다.
신영증권은 달러 약세 시 주가가 오르는 종목으로 이들 회사와 함께 KT&G[033780], 롯데칠성음료[005300], 오리온[001800], S-Oil[010950], 오뚜기[007310] 등을 거론했다.
이와 함께 환율 하락에 따른 상환금 부담 경감으로 인해 키코 피해 기업들도 이날 선전했다.
태산엘시디[036210]와 심텍[036710], 씨모텍[081090], 에스에이엠티[031330] 등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코맥스[036690](8.61%)와 IDH[026230](7.69%), 성진지오텍[051310](7.58%)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신영증권 이경수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떨어지면 원유나 곡물 등 원자재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기업들이 제조원가가 낮아져 이익을 보게 되므로 해당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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