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유동성 확대에 나서면서 증시 수급여건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관심은 지난주 하루도 빠짐없이 올랐던 코스피가 이번주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고점인 1200선을 돌파할 수 있느냐인데요.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매물장벽이 커 진통이 예상되지만 상향 돌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연말까지 수급호전과 함께 환율안정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문진영: 지난주는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내려서면서 뚜렷한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미국이 사실상 제로(0) 금리를 선언한 영향으로 원ㆍ달러 환율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고요. 하지만 지난 주말 기관과 개인이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에 나서면서 증시 상승 탄력은 다소 약해진 모습입니다.
곽중보: 정부가 유동성 확대 정책을 펴면서 증시 수급여건이 호전된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아직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세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죠. 따라서 이번 상승장은 추세적인 반전이라기 보다는 기술적 반등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문진영: 그렇다면 코스피가 1200선을 넘기는 아직 무리인가요.
곽중보: 1200선은 저항대가 밀집돼 이를 돌파하기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1200선에서 되밀리기 보다는 진통과정 이후 다시 반등흐름을 이어가는 쪽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죠. 연말까지는 수급호전과 환율안정 같은 증시에 우호적인 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니까요.
문진영: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대 후반까지 내려왔는데요. 추가적인 하락도 가능할까요.
곽중보: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원ㆍ달러 환율도 덩달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당분간은 원화 약세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지난주 한중일 통화스왑 확대에 따라 외환자금 부족 우려가 크게 줄었죠. 대외적으로도 세계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어요. 따라서 급격한 변동성은 점차 감소하는 가운데 1300원선을 중심으로 제한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진영: 이번주 미 정부가 자동차 업계 구제금융으로 174억달러를 투입할 것이라는 소식인데요. 국내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곽중보: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는 재료도 너무 오래 끌다보면 그 효과가 떨어지게 마련이죠. 지난 주말 GM(제너럴모터스) 주가는 20%이상 올랐지만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이제 GM 문제는 시장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래도 미 정부가 내년 1분기까지 회생 가능성을 두고 보기로 한 만큼 지속적인 관심은 필요해 보입니다.
문진영: 그렇다면 이번주도 지난주에 이어 가격논리로 시장을 보는 것이 좋겠군요.
곽중보: 그렇습니다. 현재 1200선을 넘기는 다소 무리가 있고 얼마간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므로 추격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업종별로도 업황 펀더멘털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덜 오른 종목으로 오름세가 넘어가는 순환매 관점에서 시장을 보셔야 합니다. 예컨대 반등 폭이 컸던 업종은 차익실현 관점에서 봐야겠죠. 반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업종은 매수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죠. 구체적으로는 원ㆍ달러 환율 안정에 따라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피해주나 운송 철강 IT 자동차주가 유망해 보입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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