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송민순 의원의 행보는 비교적 조용하다.
최근 국회는 여야 의원들 간 고성과 몸싸움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지만 송 의원의 모습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세간에서는 송 의원 같이 점잖은 학자 출신은 몸싸움에 익숙지 않아 제1선에서 빠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하지만 그는 평소에도 극단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곳엔 아예 발조차 들여놓지 않았다. 의원총회 등 당직회의 때는 출석률 90%의 성실함을 자랑하는 송 의원이다. 종부세 폐지 반대 서명 등 규탄대회나 결의행사에는 의원배지를 단 이후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송 의원의 지인들은 “소속당의 업무를 챙기지 않는다거나 자기주장이 부족해서 그런건 아니다”고 설명한다.
알고 보면 민주당에서 송 의원처럼 당업무로 바쁜 의원도 없다. 최근 송 의원은 미 대통령 당선인 오바마 측 인사와의 인맥을 구축하는 중임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 달에도 몇 번씩 미국을 오간다.
외교부장관 시절 선보인 화려한 말솜씨가 건재하고 오랜 공직생활의 관록이 있기에 외통위 의원으로서 당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베스트라고 할 정도로 오바마 측 지인들과의 인맥이 형성되어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여가생활도 반납했다. 최근 그는 의정활동이 끝나면 전문가들과 대중·일 외교문제, 북핵 문제에서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한 주제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초선 의원 중 유망한 ‘외교통’으로 한나라당에 홍정욱 의원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송 의원이 있는 셈이다.
그런 송 의원의 시야는 오직 한 곳에 머물러 있다. 지난 2005년 6자회담에서 강조한 ‘자주외교론’이다.
지금까지도 그를 움직이는 신념은 단 하나, “남이 써준 역사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역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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