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간 대치가 엿새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국회 파행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성탄절까지 휴전'을 제의한 한나라당은 23일 각급 채널을 동원, 민주당측에 허심탄회한 대화를 제의했지만 민주당측이 이를 거부, 돌파구가 열리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도 새해 예산안 처리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단독 상정에 대한 한나라당의 `선(先) 사과'를 요구하면서 행정안전위와 정무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등에서 점거 농성을 이어갔다.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와 기획재정위 등 상임위별 전체회의 및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계류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나 여야간 입장차로 개의 여부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언제 어디서든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토론하자고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했다"면서 "야당과 접촉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러나 "민주주의는 대화와 타협"이라며 "최후까지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그래도 안될 때는 다수결에 의한 처리가 민주주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MB표 악법'들을 일괄 강행처리하겠다는 전쟁 종료시한을 정해놓고 대화를 하겠다는 것은 의미없는 위장.기만 전술"이라고 여당의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
그는 "(대통령과 여당이) 국회의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여야간 타협과 대화를 무시하는 등 전쟁개념으로 몰아치는 것의 핵심에는 속도전의 의식이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계속 `대화의 문'을 노크하고 있는 데다 자유선진당이 중재역을 자임, 여야 대화를 위한 정치권의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어 이날 여야 원내대표간 회동 성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관계자는 "지금 다각도로 야당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약속은 돼있지 않지만 오늘쯤 원내대표까지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은 당초 이날 오전까지 여야 지도부간 접촉이 없을 경우 직권중재에 나서겠다고 했으나, 일단 여야간 물밑 접촉이 진행됨에 따라 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김 의장은 자유선진당이 하루 더 물밑 타협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 중재시한을 하루 더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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