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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연체 11조원..건전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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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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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대출 연체율이 급상승함에 따라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작년 동기 대비 0.26%포인트 상승한 1.18%로 2005년 말 1.21%를 기록한 이후 근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 0.74%에 불과하던 원화대출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0.90%, 9월 말 0.97%로 상승 추세에 있다.

   전체 원화대출 규모는 작년 11월 말 804조원에서 920조원으로 늘었고 연체규모도 같은 기간 7조4천억원에서 10조9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은행들은 원금 상환을 하루 이상 지연할 경우 '연체'로 분류하고 3개월 이상 연체하면 '부실채권', 6~12개월 연체시 '회수의문', 12개월 이상 연체시 '추정손실'로 각각 구분한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기업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기업대출 연체율은 1.59%로 작년 동기 대비 0.44%포인트 상승했다. 이 부문의 연체율은 작년 말 0.92%에서 3월 말 1.16%, 9월 말 1.30%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 말에는 기업대출 428조원 중에 4조9천억원이 연체를 기록한 것에 비해 올해 11월 말에는 516조원 대출 중 8조2천억원이 연체된 상태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34%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연체율이 1.86%로 작년 동기 대비 0.60%포인트 뛰어 올랐다.

   중기대출 연체율은 작년 말 1.00%에 불과했지만 3월 말 1.29%, 9월 말 1.50%로 높아진 데 이어 11월 말에는 2006년 5월 1.91%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중기대출 규모는 작년 11월 말 373조원에서 424조원으로 늘었고 연체규모도 같은 기간 4조7천억원에서 7조9천억원으로 급증했다.

   기업대출에 비해 가계대출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1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66%로 작년 동기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으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0.48%로 같은 기간 0.03%포인트 낮아졌다.

   금감원은 미국 상업은행의 연체율이 3.64%인데 비해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1%대로 아직까지 양호한 수준이며 부실채권비율도 0.82%로 미국(2.23%)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커버리지비율)도 175.1%로 미국 상업은행(88.7%)의 두 배에 달한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에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급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경제성장률이 낮기 때문에 기업대출의 건전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가계대출 연체율은 급격히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현근 금감원 부국장은 "국내 은행의 여신부문별, 업종별 연체율 동향과 중소기업대출 증가 추이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부실발생 가능성이 높은 잠재위험 요인에 대한 사전, 사후 관리를 강화토록 지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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