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된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투자, 그 가운데서도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여타 국가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중국은 성장률이 이전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의 대대적인 경기 자극책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만간 세계 2대 경제국인 일본을 추월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사진설명: 일본 닛케이 지수 최근 1년 추이 <출처: 야후 파이낸스> |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아시아 시장 역시 다른 세계 증시와 마찬가지로 급락했다.
이에 아시아 경제가 세계 경제와 차별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디커플링(탈동조화) 이론은 큰 타격을 입었으며 아시아 국가들이 풍부한 외환보유고와 비교적 탄탄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금융위기에 상대적으로 적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잃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09년 중국 시장을 비롯한 선별적인 아시아 지역 증시에 거는 기대를 기존의 디커플링 논리에 확실한 차별성을 더해 설명하고 있다.
2009년 아시아 증시의 차별성을 증명할 기대주는 중국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 기대할 곳은 역시 중국=전문가들은 내년 다른 아시아 주요 증시가 약세를 보여도 중국만은 예외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캔터 피츠제럴드 홍콩 지사의 유위 파파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낮은 부채비율과 재정흑자, 그리고 충분한 외환보유고가 대규모 부양책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일본 등과 달리 적극적인 재정 지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파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의 내수자극책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의 주식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의 다른 기대주로는 태국을 지목하고 주가와 통화가치 상승으로 수익을 기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연초 대비 58% 하락하고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67% 조정됐지만 최근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설명: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 최근 1년 추이 <출처: 야후 파이낸스> |
상하이지수는 1700선을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11월 4일 저점 대비 약 18% 상승했고 홍콩 증시의 중국 국유기업 지수인 H지수는 10월 27일 기록한 저점으로부터 무려 71%나 반등했다.
최소 연간 8%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하는 중국 경제가 09년 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내수 확대와 일자리 창출,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정부의 부양책에 달려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 정책의 이정표로 10월에 통과된 '토지개혁'을 꼽는다. 이를 통해 도시농촌간 빈부격차를 좁히고 농촌 부문이 근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민들이 그들의 토지 소유권을 팔거나 양도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의 토지개혁은 2020년까지 농가 소득을 두 배로 늘릴 것이란 정부 약속의 근간을 이루는 정책이다.
이어 11월 중국 정부는 2년간에 걸쳐 4조 위안을 투입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7%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여 내년 경제성장률을 1~2%, 최대 3% 포인트 정도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설명: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 내부 전경. |
◆ 中 성장률 8% 유지 가능?=중국 정부가 경기 자극책을 잇달아 발표하며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년 중국 경제가 8% 성장률을 달성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 경제 변화에 크게 의존하는 중국의 수출부문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해외수요가 빠르게 줄어드는 것과 함께 중국내 부동산 및 공장건설 투자가 후퇴하면서 빠져나갈 수요 등이 성장률 유지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해외 주문 감소로 인해 주삼각 지역 등지에 자리 잡은 수천 개의 중소기업들이 부도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만 약 67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67만 개의 회사가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실업률 역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경기 악화로 다시 귀농하는 도시 노동자가 4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홍콩 CFC세이무어의 다리우스 코발지크 전략가는 중국 경제가 2분기 연속 위축된 이후 내년 2분기부터 다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분기 GDP의 수치를 밝히지 않아 경제가 위축됐는지 여부를 잘 파악하기 어렵다며 내년 한 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로 예측했다.
그러나 내년 중국 증시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발지크 전략가는 "실물 경제 전망과 관련해 불확실성은 많지 않으며 상당히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이미 상당수의 비관적인 전망을 소화해내고 있어 업사이드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주장했다.
란 쉐 씨티그룹 투자전략가도 "중국 증시는 이미 바닥을 지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역시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동안 주가지수가 낮은 수준에 머물 리스크는 존재한다고 덧붙여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사진설명: 중국 우한(吳漢)시 한 증권사 객장에 투자자들이 모니터를 살피고 있다. |
◆ 亞, 대외 수출 의존으로 불안=한편 전문가들은 아시아 국가들이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이로 인해 세계 경기 하강 국면에서 아시아 경제가 취약해지는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염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맥쿼리 증권의 팀 록스 지역증시 전략가는 "2009년 기업들의 실적 저조와 도산 행렬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충분히 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여 어려운 시기에 생존할 수 있는 재무적인 능력을 가진 대형 기업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록스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보다 내년까지 기다리면서 매수 기회를 노리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증시는 두 단계로 나누어봐야 한다"면서 "첫 단계는 다소 혼란스런 기업 실적이 보고되는 기간이며 그 다음 단계는 혼란한 시기에서 살아남은 승리자를 매수하는 좀 더 긍정적인 시기"라고 말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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