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노조가 구조조정을 거부하면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전해 왔다는 발표에 노사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쌍용차는 판매 부진으로 12월분 급여를 주지 못한 상태다.
자동차업계가 유례없는 불황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발생된 사태여서 더욱 우려스럽다.
외환위기 때는 방만한 경영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지만 해외 수요가 살아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시장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해외 수요가 급감하는 데다 전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우리 자동차산업이 한마디로 바람 앞의 촛불처럼 생존이 위협받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산업현장에서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이름을 날려 온 자동차산업 노조는 구조조정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의 주장이나 판단에도 상당 부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시시비비를 가리고 누구의 책임을 논할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다. 자동차산업이 세계적 경기침체 위기에서 벗어나는게 시급한 과제다. 이에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볼모삼아 극렬한 투쟁을 일삼는 벼랑 끝 전술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사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거친 풍랑을 헤쳐갈 수 없다는 게 자명한 만큼 위기일수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 노사 두루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서는 안 되며 열린 자세로 고통 분담을 해야 한다. 사측의 어려움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노조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쌍용차 사장은 상하이자동차가 정한 시한이 내년 1월이며, 철수는 곧 쌍용차의 파산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주주의 뜻을 확인해 봐야겠지만,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일방적으로 발을 뺀다면 무책임한 처사다.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1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노조와의 약속일뿐 아니라 한국 국민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단지 쌍용차를 자신들의 낙후된 기술력을 만회하기 위해 인수했다고 한다면 상하이차는 회사의 흥망을 끝까지 책임질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쌍용차 노조는 기술유출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교대 휴무 등에 협조적이었다.
중요한 것은 일단 회사부터 살려놓고 봐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은 노조도 노조원들의 기득권(旣得權) 유지에 지나치게 매달리거나 회사와의 힘겨루기로 소일할 때가 아니다.
어려운 경영 사정을 감안해 과감한 양보를 함으로써 회사가 최대한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협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자동차산업이 미치는 막대한 전후방 효과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노와 사는 결코 두 몸이 아니다.
노사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거친 풍랑을 헤쳐갈 수 없다는 게 자명한 만큼 위기일수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 노사 두루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서는 안 되며 열린 자세로 고통 분담을 해야 한다.
조윤성 기자 co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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