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의 첫인상은 그다지 강렬한 느낌이 없다. 몸에 가운 하나만 걸치면 성직자도 어울릴 정도로 후덕한 인상이다.
그러나 그는 푸근한 외모와는 달리 강단 있는 성향으로 유명하다. 초선임에도 당에서의 활약상은 웬만한 중진급 뺨친다.
국감 때는 ‘5대 궁의 소방방재 실태’를 매섭게 지적하며, 이 기간 동안에만 4권에 달하는 정책자료집을 냈다. 같은 시기에 다른 의원들이 2~3권 집필하는 것을 감안하면 그 업무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또 국감장의 좌석 배치가 ‘응답자와 마주보기 힘들다’며 유인촌 장관을 일으켜 세우는가 하면, ‘여야 가릴 것 없이 정기국회에 임하는 태도가 불성실하다’고 쓴 소리를 주저하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의 주장을 인용했을 정도다.
이 정도는 약과다. 4선 의원이자 원내대표인 홍준표 대표에게도 박근혜 전 대표에 독설을 했다며 ‘중진일언중천금’이라고 재치 있게 맞받아친다.
같은 친박 중진의원들도 숨을 죽이고 있는데 맨 먼저 나섰다는 것은 이 의원의 배짱이 어느 정도인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여야의원 할 것 없이 그에 대한 칭찬이 자자한 편이다. 그만큼 누구나 수긍할 정도로 바른 말을 하고 의정활동에 열정적이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공개적인 칭찬은 안 하는 편인 홍 원내대표도 “호남예산 책정에 있어 이 의원의 공이 가장 컸다”고 공식선상에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호남이 지역구인 민주당의 한 의원도 “우리 지역 예산 때문에 고생이 많으시다”며 인사를 청해 왔을 정도다.
그런 이 의원의 좌우명은 ‘대공심(大空心) 대공심(大公心)’이다. 사욕을 버리고 공익을 위해 크게 봉사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누가 봐도 믿음직스럽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