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성탄절 여야 벼랑 끝 대치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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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2-2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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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인 25일 서여의도 국회에는 ‘기쁜 구주’가 오지 않았다. 냉기가 도는 민주당의 국회의장실 무단 점거만 지속됐을 뿐이다. 성난 야성에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달콤한(?) 휴식에 들어갔으나 대치 정국속에 쟁점 법안 처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짰다는 후문이다.

대화의 최종 시한인 2008년 성탄절은 돌파구 없는 여야간 ‘치킨게임’의 본격 개막을 앞둔 ‘폭풍전야’였다.

◆한, 강행처리 분위기 굳혀

우선 한나라당은 쟁점 법안의 강행처리를 굳혀가고 있는 분위기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주말 대기령을 내리는 등 ‘입법전쟁’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26일 의원총회를 열고 쟁점 법안의 당내 의견을 조율한 후 28일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홍 원내대표가 조율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희태 대표는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데 그것이 길이 막히고 더 이상 타개할 수 없을 때는 민주주의 또하나 원칙인 다수결의 결정방법이 최후의 길이라고 믿는다”며 강행처리 방침을 분명히 했고, 홍 원내대표는 “불가피하게 처리해야하는 법안의 정당성 여부는 국민과 직접 대화하도록 하겠다”며 가세했다.

◆민, 상임위 점거…총력투쟁

이에 맞서 민주당은 당번 체제를 전격 가동하면서 국회의장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행정안전위, 정무위 점거를 이어갔다. 소속 의원들은 “이제 우리에게 남은 건 총력투쟁뿐”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정세균 대표는 “정부여당의 악법에 대해 확실히 저지하고 그 저지에 성공하라는 게 국민들의 요구”라며 총력저지 투쟁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특히 국회경위들이 이날 본청 정문 방호원에서 출입하는 소속 의원 20여명의 명단을 실시간 기록한 문건과 관련, “국회의원들이 국회사무처에 의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고 있다”고 맹성토했다.

민주당이 입수한 문건에는 의원 이름과 출입 시각이 기재돼 있었다. ‘전혜숙 의원이 오전 7시30분에 와서 9시25분에 나가고, 최문순 의원이 오전 8시48분에 와서 12시에 나갔으며, 신낙균 의원이 오후 1시18분에 와서 안에 있다’는 식이다. 

국회 경위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회의장을 비롯해 각 상임위원장, 각 당 대표급 인사에 대해 경호차원에서 출입일시를 기록하기도 하지만 299명 의원 전체에 대해선 파악하지는 않는다”며 “그런 규정도 없다”고 밝혀, 정치사찰 논란이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이같이 여야가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주말까지 민주당과 합의하지 못할 경우 김 의장이 상임위 심사기일 지정과 직권상정을 통해 29일부터 쟁점 법안을 무더기 처리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 의장측 관계자는 “여야가 만나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민주당이 계속 대화를 거부하고 강경 투쟁으로 나온다면 법안 합의처리는 불가능한 것 아니냐”며 직권상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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