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가 미입주 사태를 피해갈 수 있을까.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될 판교신도시엔 아직까지 찬바람만 불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로또'로 불리던 이 곳마저도 경기침체의 후폭풍에 휩쓸리고 있는 것이다.
28일 판교신도시 인근 부동산업체에 따르면, 내년 1월 268가구 규모의 한성필하우스를 시작으로 60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지만 당장 올해말까지 입주예정이었던 아파트 600여가구 중 단 2가구만이 입주한 상황이다.
분당 정자동 H공인 대표는 "전세 문의는 꾸준하지만 이미 쌓여있는 전세 매물이 적체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대다수의 판교 입주예정자들은 분당에 거주하고 있는데 최근 분당 집값도 반토막이 난 데다가 집이 팔리지 않아 잔금마련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에 입주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입주 예정인 99~109㎡(30평 초반대) 아파트의 경우 당초 2억5000만원까지 호가했던 전세금이 최근에는 1억7000만~1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S공인 대표는 "올 하반기 입주 물량이 몰렸던 서울 잠실 인근 아파트 전세금처럼, 판교도 내년에 전세금이 더 떨어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매매 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정부가 내년 중으로 공공택지 내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추가 단축키로 함에 따라 판교 중대형의 대부분이 입주 후 전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완화가 오히려 집값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I공인 대표는 "전매제한 기간 단축때문에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며 "그리되면 결국 집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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